▲ 환호하고 있는 폴 조지와 러셀 웨스트브룩(왼쪽부터).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1승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오클라호마시티 선더는 23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 체서피크 에너지 아레나에서 열린 2017-18 NBA(미국 프로 농구)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홈경기에서 108-91로 이겼다. 8승 9패가 된 오클라호마시티는 서부 콘퍼런스 8위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이날 경기는 한 때 동료에서 적으로 만난 러셀 웨스트브룩과 케빈 듀란트의 대결로 시작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두 선수는 단지 정규 시즌 1경기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지만 3쿼터 중반 머리를 맞대며 신경전을 펼치는 등 평소보다 과열된 양상을 보였다).

지난 시즌 상대 전적에서 득실점 마진 평균 -19점으로 4전 전패를 당한 오클라호마시티였기에 이날도 패배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특히 최근 오클라호마시티는 4연패 뒤 3연승, 다시 2연패를 당하며 롤러코스터 행보를 걷고 있던 터였다. 시즌 전, 기존의 웨스트브룩에 폴 조지, 카멜로 앤서니가 뭉치며 빅3를 결성했지만 이렇다 할 시너지는 발휘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오클라호마시티의 완승. 디펜딩 챔피언이자 이날 경기 전까지 13승 4패로 서부 콘퍼런스 2위를 달리던 골든스테이트를 경기 초반부터 몰아치며 별다른 위기 없이 크게 이겼다. 결과도 결과지만 경기 내용면에서도 향후 오클라호마시티의 경기력에 기대를 걸만한 긍정적인 점들이 많았다.

일단 빅3가 골든스테이트의 판타스틱4를 압도했다. 오클라호마시티의 빅3는 이날 76점을 합작했다. 웨스트브룩이 34득점 10리바운드 9어시스트 4스틸로 맹활약했고 앤서니가 22득점 5리바운드, 조지가 20득점 11리바운드 4스틸로 뒤를 든든하게 받쳤다.

반면 골든스테이트의 듀란트, 스테픈 커리, 클레이 톰슨, 드레이먼드 그린은 58점을 더하는데 그쳤다. 톰슨이 9점, 그린이 4점으로 공격에서 부진했고 친정 팀만 만나면 펄펄 날았던 듀란트도 21득점으로 이날은 다소 잠잠했다.

▲ 웨스트브룩은 이날 눈에 띄는 공수 집중력을 선보였다.
1, 2쿼터 코트 에너지가 경기 후반까지 이어졌다는 점도 기분 좋은 신호다. 그동안 오클라호마시티는 경기 초반 크게 앞서가다 4쿼터 리드를 내주는 일이 많았다. 오클라호마시티가 올 시즌 당한 9패 중 8패도 모두 역전패였다. 직전 2경기에선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뉴올리언스 펠리컨스를 만나 각각 23점, 19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전반을 65-48로 여유 있게 앞선 오클라호마시티는 경기 후반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3쿼터를 29-23으로 마치며 오히려 격차를 더욱 벌렸다. 특히 상대가 3쿼터만 되면 경기를 뒤집는 ‘약속의 3쿼터’ 골든스테이트였기에 그 의미는 더욱 값졌다.

3쿼터에도 전반 때 보여줬던 수비 에너지가 그대로 이어지며 3쿼터 골든스테이트의 야투 성공률(36.8%, 7/19)과 3점슛 성공률(33.3%, 3/9)을 모두 30%대로 틀어 막은 게 컸다. 조지, 안드레 로벌슨의 전방위 압박 수비와 3쿼터에만 13점을 올린 웨스트브룩의 폭발력도 빛을 발했다.

빅3의 떨어지는 생산력과 경기 후반 집중력 저하로 골머리를 앓던 오클라호마시티는 이날 승리로 분위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제 오클라호마시티는 25일과 26일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댈러스 매버릭스와 백투백 연전을 치른다. 이제는 승리를 이어가며 어렵게 잡은 상승세를 유지시킬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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