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루 선수단.
[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부의 체육 단체 개입 가능성을 열어 놓은 페루의 체육법 개정 초안과 관련해 페루축구연맹에 경고 공문을 보냈다.

FIFA 관계자는 25일(한국 시간)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FIFA는 24일 페루축구연맹에 공문을 보내 입법 절차를 밟고 있는 페루 체육법 개정 초안이 페루축구연맹의 독립적인 위치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FIFA는 페루의 상황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IFA는 페루가 체육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경우 페루축구연맹에 자격 정지 등 중징계를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페루가 자격 정지 처분을 받으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출전 자격도 박탈당한다.

페루의 월드컵 진출 자격 박탈 가능성이 생긴 건 지난달 3일 페루 국회의원 팔로마 나세다가 체육법 개정 초안을 발의하면서부터다. 해당 개정안엔 정부가 페루축구연맹 등 각 체육 단체에 개입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FIFA는 정부 등 제삼자가 각국 축구 단체 행정에 간섭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FIFA는 2015년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국 축구협회 행정에 간섭했다는 이유로 인도네시아축구협회 자격을 1년 동안 중지했다.

지난달에도 같은 이유로 파키스탄축구협회에 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자격 정지된 축구협회 소속 대표팀과 클럽 등은 모든 국제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

만약 FIFA가 페루축구연맹에 자격 정지 징계를 내릴 경우, 페루는 러시아 월드컵 본선 출전 자격을 박탈당한다.

현실적으로 페루 의회가 해당 법안을 통과시켜 FIFA의 징계를 감수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페루는 지난 16일 뉴질랜드와 대륙간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해 1982년 이후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페루 국민은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 월드컵 진출을 자축했고, 축제 분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페루가 체육법 개정을 밀어붙여 월드컵 본선 출전 자격을 잃게 된다면 국민적인 지탄을 받게 될 것이 자명하다. 페루축구연맹도 월드컵 본선 출전 자격을 빼앗길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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