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난민 복서' 이흑산(34, 본명 압둘레이 아싼/춘천 아트 복싱)이 첫 국제 경기에서 짜릿한 KO승을 거뒀다.
이흑산은 25일 서울 신일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6라운드 웰터급 경기에서 바바 카즈히로(25, 일본)를 3라운드 왼손 스트레이트로 쓰러뜨리고 무패 행진을 달렸다.
바바는 13전 6승(3KO) 5패 2무 전적을 쌓은 중견 복서. 5전 4승(2KO) 1무에 불과한 이흑산보다 두 배 이상 링 경험이 많고 나이도 9살이나 어려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다.
이흑산은 초반 키 180cm에 양팔 길이 187cm에 이르는 타고난 신체 조건을 활용했다. 사우스포로 서서 원투 스트레이트에 이은 왼손 보디블로로 전진하는 바바를 저지했다.
그런데 바바의 뚝심이 만만치 않았다. 이흑산을 링줄로 몰고 양훅을 휘둘러 대응했다. 초반 위력적이던 이흑산의 원거리 공격이 깨지는 분위기였다.
이흑산은 스텝을 밟으며 링을 크게 쓰기 보다 링줄에 기대다가 받아치는 작전으로 맞섰다. 그러다가 3라운드 중반 링 중앙으로 나가더니 바바와 맞불을 놨다. 힘이 실린 펀치를 바바와 주고받았다.
그러다가 번쩍 번개가 쳤다. 이흑산의 날카롭고 묵직한 왼손 스트레이트가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바바의 안면에 터졌다.
바바는 그대로 다운. 큰 충격을 받고 다리가 풀려 심판이 10을 셀 때까지 비틀거렸다.
이흑산은 이번 KO로 전적 6전 5승 1무가 됐다. 3번째 KO승이었다.
이흑산은 카메룬 출신이다. 2015년 10월 문경에서 열린 세계군인복싱선수권대회에 국가 대표로 참가했다가 한국 정부에 망명을 신청했다.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해 강제로 추방당하고 카메룬에서 사형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운 마음에서 벗어난 게 지난 7월 18일.
그를 구원한 것은 복싱이었다. 이경훈 관장과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훈련했고, 지난 5월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 슈퍼웰터급 한국 챔피언에 오르면서 그의 사연이 널리 알려졌다.
이일 변호사 등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한국 법무부장관으로부터 난민으로 인정받아 마음껏 샌드백을 두드릴 수 있게 됐다.
난민 인정자는 한국 국민과 같은 수준의 사회보장을 받고, 의료보험 혜택과 기초 수급도 받는다. 해외 원정 경기에도 나설 수 있다.
이흑산은 내년 4월 한국 웰터급 최강전 우승자 정마루(30)와 WBA 아시아 타이틀전을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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