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남자 역도 강국 이란이 여자 선수들의 국제 대회 출전을 허락했다.
"히잡 등 이슬람교도 여성 유니폼을 착용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역도계가 환영할 만한 의미 있는 결정이다.

이란역도연맹은 24일(한국 시간) "이제 이란 여자 역도 선수들을 국제 대회에서도 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알리 모라디 이란역도연맹 회장은 "이란역도연맹에 여성 분과를 만들었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여자 선수 가운데 국제 경쟁력을 갖춘 선수도 많다"며 "곧 국제 대회에 첫선을 보일 계획이다. 머지않아 세계역도선수권대회와 올림픽에서 이란 여자 역도 선수들이 활약하는 장면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올림픽 역도 종목에서 금메달 7개를 딴 역도 강국이다.

남자 85㎏급 키아누시 로스타미, 94㎏급 소흐랍 모라디는 현역 최강자로 꼽힌다.

하지만 이란 여성은 2010년까지 역도 선수로 등록할 수도 없었다. 여성에게 엄격한 이슬람교도 관습 때문이었다.

이란역도연맹은 2011년에서야 여성들의 선수 등록을 허용했고, 국내 대회를 치렀다. 물론 히잡을 써야 했고, 헐렁한 유니폼을 입었다.

역도 선수 등록은 허용했지만 이란 여자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 등장하기까지는 또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세계역도연맹(IWF)은 "이란에서 좋은 뉴스가 날아왔다. 남자 역도 강국 이란은 여자부에서도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 줄 것"이라고 환영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제야 여자 역도를 도입한다. IWF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자 역도 도입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알렸다.

역도는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역사가 깊은 종목이다. 하지만 1983년에서야 여자 선수들에게 문을 열었다. 1987년 여자 선수들의 세계선수권대회 참가를 허용했고 2000년에서야 여자 역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아랍 여성들의 참가는 더 늦었다. 최근 조금씩 역도에서도 히잡을 쓴 아랍 여성들이 보인다.

사라 아메드(18·이집트)는 지난해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역도 여자 69㎏급에서 합계 255㎏(인상 112㎏, 용상 143㎏)을 들어 동메달을 땄다.
올림픽 여자 역도에서 아랍 여성이 딴 첫 메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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