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복식 금메달 조인 황혜영-정소영 조(가운데)와 동메달 조인 길영아-심은정(오른쪽) 조. ⓒ대한체육회
[스포티비뉴스=신명철 기자] 배드민턴은 1977년 첫 번째 세계선수권대회가 스웨덴 말뫼에서 열린 지 11년 만인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야구 볼링 여자 유도 태권도와 함께 시범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들 종목 가운데 볼링을 뺀 배드민턴과 야구, 여자 유도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승격했다. 시범 종목이어서 메달 집계에서는 빠졌지만 한국은 여자 단식 황혜영과 여자 복식 김연자-정소영 조, 혼합복식 박주봉-정명희 조가 금메달을 차지하는 등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중국(금 2 은 3)과 인도네시아(은 1) 일본(동 2) 등을 따돌리고 9개국이 출전한 배드민턴 종목 우승을 차지했다. <3편에서 계속>


시범 종목이었지만 1988년 서울 올림픽 선전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호성적의 예고편이었다.

야구 여자 유도와 함께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열린 배드민턴에서 한국은 복식에서 강세를 보였다. 남자부에서는 박주봉-김문수 조가, 여자부에서는 황혜영-정소영 조가 각각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오른손잡이 박주봉과 왼손잡이 김문수 콤비는 세계 랭킹 1위 명성에 걸맞게 연승 행진을 한 끝에 결승에서 만난 인도네시아의 하르트노-구나완 조를 일방적으로 공략해 세트스코어 2-0으로 완승했다. 여자 복식 결승에서 황혜영-정소영 조는 중국 관웨이첸-농춘화 조의 네트 플레이와 대각선 스트레이트 공격을 막지 못해 고전했으나 체력에서 우위를 보여 2시간 20분에 걸친 대접전을 세트스코어 2-1 역전승으로 마무리했다.

배드민턴은 남녀 복식 금메달 외에 여자 단식의 방수현이 은메달, 여자 복식의 길영아-심은정 조가 동메달을 획득해 전통의 효자 종목 레슬링과 같은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의 풍성한 수확을 올렸다.

배드민턴 강국 인도네시아(금 2 은 2 동 1)에 이어 종목 2위에 올랐다. 중국은 은메달 1개와 동메달 4개에 그쳤다.

이 대회에 앞서 1990년 베이징 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박주봉- 정명희 조가 혼합복식 결승에서 인도네시아의 하르트노 아르비에디- 파즈린 베라와티 조를 세트스코어 2-1로 꺾고 서울 대회에 이어 2연속 우승했다.

남자 복식 박주봉-김문수 조와 여자 단식 이영숙, 여자 복식 정소영-길영아 조가 은메달을 보탰고 남녀 단체전에서는 동메달을 차지했다. 홈 코트 이점을 살린 중국(금 6 은 1 동 3)에 이어 종목 2위를 마크했다. 배드민턴 강국 인도네시아는 은메달 2개와 동메달 6개로 부진했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대회에는 종목 1위의 기쁨을 누렸다. 여자 단식 방수현과 여자 복식 심은정-장혜옥 조, 혼합복식 유용성-정소영 조에 이어 여자 단체전까지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한국은 금메달 4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로 인도네시아(금 3 은 2 동 2), 홈 코트의 일본(은 1 동 2)을 따돌렸다.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양자 대결 구도에서 말레이시아(은 1 동 2)와 중국(동 7)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배드민턴은 효자 효녀 종목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방수현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의 미아 아우디나를 세트스코어 2-0(11-6, 11-7)으로 꺾었고 혼합복식 결승전에서는 김동문-길영아 조와 박주봉-라경민 조가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 가졌다. 여자 복식에서는 길영아 장혜옥 조가 은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은 금메달과 은메달을 2개씩 차지해 인도네시아(금 1 은 1 동 2)과 중국(금 1 은 1 동 2)을 제치고 정식 종목 채택 두 번째 올림픽에서 종목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1998년 방콕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중국(금 3 은 2 동 4)과 인도네시아(금 2 은 2 동 2)의 강세에 밀려 한국은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4개로 다소 부진했다.

2년 뒤인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도 비슷한 판도가 그려졌다. 중국(금 4 은 1 동 3)의 강세와 인도네시아(금 1 은 2)의 선전 속에 한국은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 3번째 대회만에 금메달 없이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에 그쳤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남자 복식에서 김동문-하태권 조와 이동수-유용성 조가 나란히 결승에 올라 메달 색깔을 놓고 접전을 벌인 끝에 국제 대회 경험이 많은 선배 김-하 조가 세트스코어 2-0으로 이겨 금메달 행진을 다시 시작했다. 이 대회에서 한국은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윙크 보이’ 이용대의 활약으로 배드민턴이 순식간에 관심 종목이 됐다. 이용대-이효정 조는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세계 랭킹 1위인 인도네시아의 노바 위디안토-낫시르 릴리아나 조를 세트스코어 2-0(21-11 21-17)으로 완파해 국민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한국은 금, 은, 동메달을 1개씩 차지해 인도네시와 함께 홈 코트의 중국(금 3 은 2 동 3)에이 이어 종목 2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에서는 아시아와 함께 세계 배드민턴을 양분하는 유럽이 단 하나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황색 돌풍’이 강했다는 방증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이 동메달 1개로 연속해 부진한 사이 중국은 두 대회서 각각 종목 1위에 오르는 강세를 유지했다.

한국 배드민턴은 일본 말레이시아 등 배드민턴 보급 초창기에 강한 경기력을 보였던 아시아 나라들은 물론 덴마크와 스페인 러시아 등 유럽 국가들까지 메달 경쟁에 뛰어들면서 2010년대 이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했던 ‘다자 구도’ 속에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