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박세웅에게 2017시즌은 잊을 수 없는 시즌이 됐다. 우선 생애 처음으로 10승 이상(12승6패)을 거둔 시즌이 됐다. 그러나 잘 나갔던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서 힘이 다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는 아쉬움도 남게 됐다.
박세웅은 좋았을 때와 나빴을 때의 차이가 큰 투수는 아니다. 타구-투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 기반한 위 그래픽에서 알 수 있듯, 좋았을 때나 나빴을 때의 릴리스 포인트나 익스텐션(투구시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 등에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 큰 기복 없이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라는 뜻이다. 안 좋았을 때도 일정한 투구폼과 밸런스를 유지한다는 건 박세웅의 중요한 장점이다.
그러나 차이를 보인 부분이 있었다. 바로 그의 주무기인 스플리터가 그랬다. 좋았을 때(6이닝 3자책점 이하)의 스플리터와 나빴을 때의 스플리터는 분명 다른 형태를 보였다.
우선 회전수에서 차이가 났다. 박세웅은 스플리터의 회전수가 낮은 것이 특징이다. 박세웅의 스플리터는 특별하다. 회전수가 787rpm에 불과하다. 리그 최소다. 리그의 스플리터 평균 회전수는 1197rpm이다. 박세웅은 평균보다 400rpm 이상 회전수가 적다.
스플리터는 검지와 중지 사이에 공을 끼워 던지는 공이다. 회전이 적을수록 떨어지는 낙폭은 커지게 돼 있다. 박세웅은 스플리터를 주 무기로 쓸 수 있는 선천적 능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스플리터 무브먼트가 리그 5위에 해당할 정도로 많은 변화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일단 박세웅은 안 좋았을 때 스플리터 구사 비율이 더 높아진다. 패스트볼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요한 건 회전수다 좋았을 때 회전수가 나빴을 때 회전수 보다 높게 나타났다. 좀 전에 설명한대로 회전이 적으면 더 큰 무브먼트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적은 회전수는 제구에 어려움을 갖게 한다. 변화가 많이 생기기는 하지만 통제할 수 없는 범위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회전을 떨어트리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좋지만 통제 범위에 들어가느냐 아니냐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포크볼은 어디로 떨어질지 예측을 정확하게 하기 힘든 구종이다. 그런 공이 제구 범위 밖으로 벗어난다는 건 위험한 일이다.
구종별로 박세웅의 데이터를 뽑아봤다. 좋았을 때의 스플리터는 안 좋을 때 보다 파울을 많이 유도해냈다. 타자의 배트를 끌어내는데 유리하게 작용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헛스윙 비율도 좋을 때가 높았다. 통제가 가능한 스플리터를 던질 때 타자를 더 많이 속일 수 있었음을 뜻한다. 인플레이 비율도 나빴을 때의 20%와 좋았을 때의 14%로 큰 차이를 보였다. 변화는 적지만 좋았을 때의 스플리터는 오히려 상대의 방망이를 피하는데 유리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좋았을 때 보다 나빴을 때 수직 변화량이 크게 나타났다. 양의 값이 클 수록 덜 떨어졌다는 뜻이다. 박세웅의 스플리터는 컨디션이 나빴을 때 더 많이 떨어졌다. 박세웅이 컨트롤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변화구는 변화가 심할수록 좋을 것 같은 느낌이지만 실전에선 통제하에 둘 수 있느냐가 더욱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박세웅의 컨디션은 스플리터가 과연 잘 제구가 되느냐, 파울이나 헛스윙을 더 많이 유도해낼 수 있느냐에 따라 갈린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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