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목동, 취재 조영준 기자, 영상 김태홍 기자] "올 시즌은 그동안 선수 생활을 하면서 컨디션이 가장 좋지 않았습니다. 조금씩 올라오면서 희망이 생겼는데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출전을 꿈꾸는 피겨스케이팅 기대주들의 두 번째 경쟁이 시작됐다. 평창 올림픽 국가 대표를 선발하기 위한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 챌린지 2차 대회가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진행된다.

평창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선발전은 지난 7월 열린 1차 선발전과 2차 그리고 내년 1월에 개최되는 3차 선발전 점수를 합산한 총점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 차준환(왼쪽)과 최다빈 ⓒ 목동아이스링크, 스포티비뉴스

"양보는 없다. 잘하는 선수가 올림픽 갈 것" 경쟁 치열한 남자 싱글

1차 선발전 남자 싱글 1위를 차지한 이는 '맏형' 이준형(21, 단국대)이다. 그는 1차 대회에서 총점 228.72점을 얻어 223.49점을 기록한 김진서(21, 한체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네벨혼 트로피에 출전한 이준형은 국제 대회 개인 최고 점수인 222.89점으로 5위를 차지했다.

이준형은 올림픽 남자 싱글 출전권이 총 6장 걸린 네벨혼 트로피 5위에 오르며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에 출전권을 안겼다. 남자 싱글은 출전권이 한 장밖에 없다. 이를 놓고 경쟁하는 이준형과 김진서 그리고 차준환(16, 휘문고)의 경쟁은 한층 치열하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다. 이준형은 "1차 선발전과 네벨혼 트로피 성적이 좋았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서도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는 "그래도 연습을 열심히 있고 지상 훈련도 많이 했다. 나 자신을 믿고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형은 지난해 허리 부상으로 제 기량을 온전히 펼치지 못했다. 그러나 허리 통증을 털어내며 평창 올림픽 출전에 한 걸음 다가섰다.

▲ 왼쪽부터 김진서 이준형 차준환 ⓒ 목동아이스링크, 스포티비뉴스

반면 차준환은 올림픽이 열리는 올 시즌 부상과 부츠 문제로 고생했다. 1차 선발전에서 그는 부상으로 총점 206.92점에 그치며 3위에 머물렀다. 차준환은 선두 이준형과 점수 차가 21.8점이나 벌어졌다. 남은 2, 3차 대회에서 완벽한 경기로 많은 점수를 얻어야 역전이 가능하다.

차준환은 "몸 상태는 1차 선발전보다 좋아졌다. 하지만 완치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남은 2, 3차 선발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하는 부담에 대해 그는 "이번 대회에서는 크게 무리하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차분하게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진서는 "올림픽은 모든 선수가 꿈꾸는 대회다. 양보는 없다. 공정하게 실력을 갖추고 겨루는 대회인 만큼 잘하는 선수가 출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상 훈련을 많이 한 것이 점프에 도움이 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준형은 허리 통증 재발을 고려해 이번 대회에서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시도하지 않을 예정이다. 스케이팅 스킬과 경기 운영이 장점인 이준형은 4회전 점프가 없다는 것이 약점이다. 올림픽을 앞둔 그는 "가장 자신 있게 뛰는 플립을 4회전 점프로 연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점프의 완성도가 높지 않아 모험보다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선택했다.

차준환도 이번 선발전에서 4회전 점프를 살코만 뛸 예정이다. 그는 올 시즌 쿼드러플 토루프까지 추가하며 프로그램 기술 난이도를 높였다. 그러나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만큼 무리한 경기 운영을 피했다.



최다빈 올림픽행 굳히기…김하늘과 안소현의 경쟁

최다빈은 이번 2차 선발전에서 올림픽 출전 굳히기에 나선다. 1차 대회에서 그는 181.79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1위에 오를 경우 평창 올림픽 출전을 사실상 결정지을 수 있다.

미디어데이에서 최다빈은 "대회를 준비하면서 컨디션을 올리려고 노력했다. 컨디션이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큰 기대는 없지만 준비한 만큼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다빈의 가장 큰 고민은 부츠 문제다. 그동안 계속 신었던 부츠를 주문했지만 이 제품이 생산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새로운 부츠에 적응하려고 노력했지만 시간이 필요했다.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생명'과 같은 부츠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최다빈의 과제다.

안소현은 지난 10월 열린 ISU 민스크 챌린지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5년 전국종합선수권대회 3위를 차지한 그는 '포스트 김연아' 가운데 한 명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후 국내 대회는 물론 국제 대회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 왼쪽부터 안소현 김하늘 최다빈 ⓒ 목동아이스링크, 스포티비뉴스

1차 선발전 3위에 오른 안소현은 민스크 챌린지 동메달로 자신감을 얻었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국제 대회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민스크 챌린지 성적으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안소현은 "1차 대회에서는 쇼트프로그램에서 부진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쇼트프로그램부터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차 선발전 2위에 오른 김하늘(15, 평촌중)은 "1차 선발전에서 열심히 해서 결과가 나온 것 같다. 2, 3차 대회에서도 열심히한 만큼 경기에서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2차 대회에서 평창 올림픽에 출전할 선수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남자 싱글의 경우 차준환이 치고올라오면 최종 승부는 3차 대회에서 결정된다. 여자 싱글은 최다빈과 올림픽에 출전할 한 명의 경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차준환과 최다빈을 비롯한 선수들의 공통적인 고민은 '부상'과 '부츠' 문제다. 이런 난관을 이겨내고 프리스케이팅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는 이가 올림픽 출전권에 한 걸음 다가설 것으로 여겨진다.

2차 선발전 남녀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오는 2일 열린다. 프리스케이팅은 2일 진행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