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지난해 9월 UFC 205 기자 회견에서 한 기자가 라이트급 타이틀전을 앞둔 페더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에게 물었다. "체급 내에서 누가 가장 까다롭나?"

그때 맥그리거 뒤에 있는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여기 있다! 여기 있어. 페더급에서 제일 주먹이 센 파이터. 여기. 내가 KO 시킬 때 누구도 못 움직인다고."

그러자 맥그리거는 "저 친구는 도대체 누구냐(Who the fu○○ is that guy)?"고 무시했다.

스스로를 '페더급에서 가장 강하다'고 했다가 본전도 못 건진 이 선수, 페더급 8위 제레미 스티븐스(31, 미국)다.

UFC는 스티븐스를 'KO 아티스트'로 부른다. 묵직한 주먹을 앞세워 UFC에 입성하기 전 12승 1패를 쌓았다. 이 가운데 주먹으로 따낸 승리가 10차례, 1라운드에 끝낸 경기는 8회다.

UFC에 입성한 스티븐스는 2008년 11월 UFC 91에서 전 라이트급 챔피언 하파엘 도스 안요스를 꺾었다. 묵직한 펀치가 도스 안요스의 가드를 뚫고 얼굴에 꽂혔다. 곧이어 어퍼컷으로 도스 안요스를 쓰러뜨렸다. 도스 안요스가 생애 처음으로 당한 KO 패배였다. 2015년 데니스 버뮤데즈를 쓰러뜨린 장면도 'KO 아티스트'답다. 플라잉 니에 이어 묵직한 주먹으로 경기를 끝냈다. 역대 UFC 최고 KO 가운데 하나로 회자된다.

또 스티븐스는 로킥 미들킥 헤드킥을 모두 능수능란하게 구사한다. 스티븐스의 발차기는 공격적인 성향과 더해져 위력을 발휘한다. 지난 9월 로킥 한 방으로 길버트 멜렌데즈가 왼쪽 다리를 절게 했고, 지난해 11월엔 헤드킥으로 프랭키 에드가를 KO 직전으로 몰아넣었다.

게다가 스티븐스는 체력과 맷집이 좋아 장기전에서도 강하다. 통산 40번 싸우면서 KO 패는 1번뿐이다. 지난 9월 멜렌데즈전을 포함해 7차례 판정으로 이겼다. 라이트급에서 8년 동안 뛰다가 2013년 페더급으로 낮췄다는 이점도 있다.

스티븐스는 오는 1월 15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124에서 '코리안 슈퍼 보이' 최두호(26, 부산 팀 매드/사랑모아통증의학과)와 붙는다.

최두호 또한 통산 KO율 79%를 자랑하는 감각적인 타격가. 14승 가운데 11승을 (TKO)로 장식한다. UFC에 데뷔하고 3경기를 모두 1라운드에 (T)KO로 끝냈다. 스티븐스와 타격전이 예상된다.

현재 미국 얼라이언스 짐에서 스티븐스와 함께 훈련하고 있는 로드FC 파이터 '바키' 박원식(30, 얼라이언스/훈남푸드)은 1일 "스티븐스와 스파링을 여러 번 했는데 주먹이 정말 좋다. 경기 외적으로는 성실하고 열정적이며 긍정적인 선수"라고 설명했다. 박원식은 팀 매드에서 최두호와도 함께 훈련했던 사이. 따라서 최두호가 전 동료, 스티븐스가 현재 동료다. 박원식은 "경기 전력을 누가 더 잘 짜고 수행할지, 또 컨디션이 누가 더 좋을지 한 끗 차이로 승패가 결정날 것 같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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