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훈 두산 코치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설레고 기대도 된다."

정재훈(37, 두산 베어스)이 코치로 새 출발한다. 정재훈은 지난달 8일 은퇴를 결정했다. 두산은 곧바로 정재훈에게 코치직을 제안했고, 정재훈은 약 한 달 가까이 고민한 끝에 지도자로 삶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정재훈은 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팬페스트 '곰들의 모임'에 참석해 코치로 첫 인사를 나눴다.

정재훈은 1999년 OB 베어스에 2차 5라운드 37순위로 지명을 받은 뒤 2003년 두산에 입단했다. 프로 통산 14시즌을 보내면서 555경기 35승 44패 139세이브 84홀드 705⅓이닝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했다. 프로 생활을 하는 동안 2015년 한 해만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는데, 그때 두산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는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했다. 우승 반지 2개를 얻었지만, 활짝 웃을 수는 없었다.

동료들과 함께 우승 반지를 끼는 순간을 그렸으나 간절한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재훈은 선수 시절 남은 아쉬운 마음은 뒤로 하고, 옛동료들과 지도자로 함께하며 우승 반지를 끼는 순간을 다시 그리기로 했다.

다음은 정재훈 코치와 일문일답.

-지난해만 해도 지금 코치로 설지 몰랐을 텐데. 새 출발을 앞둔 소감은.

라커룸으로 안 들어가고 코치실로 들어가니까 많이 어색했다. 지도자로서 첫 출발이니까 아무래도 열정적으로 지도하려고 한다. 설레고 기대도 된다.

-처음 코치직 제안 받았을 때 느낌은?

쉬다가 코치직 제안을 받은 게 아니라, 선수 생활을 하던 중이라 은퇴를 뜻하기 때문에 힘들었다. 그래도 내 욕심만 부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감사한 일인데 처음에는 못 느꼈다. 제가 오래 있던 구단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했으니 잘된 일 같다.

-많은 고민이 됐을 거 같긴 하다. 두산 와서 불펜에서 중심을 잡기도 했고, 올라가는 흐름에서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미련이 컸을 거 같다.

어느 순간에 어떻게 은퇴해도 미련은 남을 거 같다. 이승엽 선배도 미련이 없을 수 없지 않겠나. 다만 재활을 하던 중이라 다시 마운드에 서지 못한 아쉬움은 있다. 지도자로 생활하면서 선수 생활의 갈증을 해소하려 한다.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했는지.

보직은 2군 불펜 코치로 시작한다. 불펜 투수로 오래 생활했고, 선수들과 나이도 비슷하니까.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다기 보다는 제가 편했으면 좋겠다. 형처럼.

-선수들 반응은?

축하한다고 했다. 말은 그렇게 했다(웃음). 저도 어색하고. 형이라고 했다가 선배라고 했다가 코치님이라고 했다가 어색하다. 저도 보고 느꼈던 과정이라 시간이 조금은 걸릴 거 같다. 

-질문해 오는 선수들이 하나둘 생길 거 같다.

선수와 지도자는 완전히 다른 직업이다. 나도 많이 배워야 한다. 내가 하던 대로만 가르칠 수 없다. 사람마다 몸도 다 다르니까.

-코치로서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우리 팀이 계속 1군 성적이 좋아서 2군에서 준비되기 전에 1군에 올라와 좌절하는 선수들을 많이 봤다. 2군에서 준비하는 시간이 길다는 건 선수로서 좋은 점이 될 수도 있다. 2군 선수 목표는 늘 1군이니까. 목표 의식과 프로 의식을 많이 강조하고 싶다.

-LG 박용택이 따로 전화를 했다고 들었다.

전화를 주셨다. 미안해 하실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박)용택이 형 때문에 은퇴한 것도 아니다. 미안해 하실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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