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건우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드라마 같은 시즌을 보낸 박건우(27, 두산 베어스)가 생애 처음으로 황금장갑을 노린다.

박건우는 지난 4일 KBO가 발표한 2017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 후보 22명 안에 이름을 올렸다. 팀 동료 김재환을 비롯해 KIA 최형우 버나디나 롯데 손아섭 NC 나성범 등 3명을 쉽게 추리기 어려울 정도로 쟁쟁한 후보들이 모였다.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는 성적을 냈다. 프로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박건우는 공격과 수비를 종합한 WAR(승리 기여도) 6.84로 외야수 전체 2위, 중견수 1위에 올랐다.

시즌 성적은 131경기 타율 0.366(483타수 177안타) OPS 1.006 20홈런 78타점 20도루를 기록했다. 정규 시즌 타율 부문 2위, OPS 부문 5위에 올랐다. 두산 역대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며 호타준족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

시즌 초반 극심한 슬럼프를 버티면서 낸 기록이라 더 의미가 있다. 박건우는 4월까지 50타수 9안타 1타점에 그치며 2군으로 내려가야 했다. 2군에서 보낸 열흘은 정신적으로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 5월부터 박건우다운 타격을 펼치기 시작했고, 시즌 막바지 타율왕 김선빈(KIA, 0.370)에 4리 차까지 따라붙었다.

박건우는 암울한 봄을 보낼 때만 해도 "이대로 시즌이 끝날 것만 같았다"고 했다. 묵묵히 버티는 게 답이었다. 박건우는 마음을 비우고 한 경기에 안타 하나만 치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그렇게 2년 연속 100안타를 채웠고, 2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했다. '최고의 시즌'이라 평가 받았던 2016년 시즌보다 모든 부문에서 더 뛰어난 기록을 남겼다.

지난 2년 동안 부지런히 자신을 증명하는 시간을 보냈다. 김재환과 좌익수 경쟁에서 버티면서 주전 외야수로 성장했고, 올해는 두산 3번 타자로 자리 잡았다. 자연히 박건우를 응원하는 팬들도 늘었다. 박건우는 올해 구단 유니폼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증명했다. 그리고 KBO 리그 최고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골든글러브를 받을 수 있는 기회까지 잡았다.

박건우는 "골든글러브는 그해 최고의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과분한 상이라고 느낀다. 그래도 받게 된다면 정말 기분 좋을 거 같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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