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약물에 물든 역도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약물에 물든 역도에 "2024년 파리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을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AP통신은 7일(한국 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집행위원회에서 역도의 도핑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국제역도연맹(IWF)은 내년 6월까지 도핑 관련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IOC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 나선 역도 선수의 소변 샘플도 재검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런던 올림픽 샘플을 재조사할 때 역도 종목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올림픽 소변 샘플 재조사를 거쳐 역도의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났다.

두 대회 메달리스트 가운데 49명이 금지 약물 양성반응을 보였고, IOC는 이 가운데 29명의 메달을 박탈했다.

IOC는 역도를 2020년 도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남겨 뒀다. 하지만 출전 선수를 제한하고 역도에 걸린 금메달 수를 종전 15개에서 14개로 줄이려고 한다.

IWF는 올해부터 여자 90㎏급을 신설해 남녀 체급을 8체급씩으로 맞췄다. 2020년 도쿄 올림픽부터 역도 금메달 수를 16개로 늘리는 게 IWF의 목표였다.

그러나 도핑 스캔들로 역도의 올림픽 금메달 수는 한 개 줄 가능성이 크다.

IWF는 IOC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타마스 아얀(78·헝가리) IWF 회장은 지난달 16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끝난 세계반도핑기구(WADA) 이사회에 참석한 뒤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역도가 퇴출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역도는 1896년 제1회 하계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전통의 스포츠다. 그러나 역도 강국에서 도핑 스캔들이 연이어 터져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IWF가 국제 역도 대회 출전 금지 처분을 내린 국가는 9개다.

2016년 6월 징계를 받은 러시아는 과거 선수들의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이 계속 확인된 탓에 징계 기간이 늘었다. 여기에 '최강' 중국도 10월 19일 자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중국 역도 선수 3명이 금지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벨라루스, 몰도바, 카자흐스탄, 터키, 우크라이나도 도핑 전력으로 징계를 받았다.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끝난 2017년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는 9개국이 출전하지 못했다.

WF는 2003년부터 '한 시즌에 3명 이상이 도핑 양성반응을 보이면 해당 국가는 다음 시즌 국제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는 강력한 규정을 만들어 WADA로부터 반도핑 의지가 가장 강한 국제 스포츠 단체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강력한 제재만으로는 손쓸 수 없을 정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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