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치에서도 강한 의욕을 보인 김민우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한준 기자] 중국과 2017년 동아시안컵 1차전 전반전 종료 휘슬이 울렸을 때, 하프라인 바깥에서 선발 출전한 선수들을 기다리는 선수 한 명이 눈에 띄었다. 

중국과 경기에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던 김민우(27, 수원 삼성)는 하프타임에 몸을 풀기 위해 가장 먼저 그라운드로 향했는데, 빠져나오는 선발 출전 선수들 한 명 한 명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수고했다고 격려했다. 11명 전원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난 뒤에야 전력 질주를 하며 그라운드로 뛰어 들어갔다. 

자신에게 선발 출전 기회가 오지 않았지만 경기에 나선 선수들에게 힘을 보내며 전심전력으로 후반 출전을 위해 준비하는 김민우의 자세에서 대표 팀 분위기가 전해졌다. 대표 팀은 지난 11월 A매치 데이 일정을 기점으로 뭉치기 시작했다. 염기훈은 중국전을 하루 앞두고 선수들 사이에 믿음이 생겼다고 했다.

열심히 몸을 푼 김민우에게 교체 투입 기회는 오지 않았다. 김민우는 김진수와 레프트백 포지션을 경쟁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수비 라인은 부상이나 특별한 체력 저하 상황이 오지 않으면 교체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2-1로 리드한 채 전반전을 마쳤지만 중국이 후반전에 스리백으로 전환해 수비를 강화하고, 역습 공격 패턴을 바꿨다. 수비보다는 공격이 안 풀리는 점이 고민으로 드러났고, 라이트백 최철순 대신 고요한, 미드필더 이명주 대신 이창민이 투입됐다. 신태용 감독은 세 번째 교체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헌신적이고, 기술적인 김민우는 1차전에 아쉬운 결과를 남긴 대표 팀의 반전 카드가 될 수 있다.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염기훈이 부진했고, 윤일록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근호가 회복세지만 투톱 가운데 한 자리나 오른쪽 측면 공격수 자리가 더 익숙하다.

레프트백 요원으로 뽑혔지만, 본래 측면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이 더 편한 김민우. 북한과 2차전은 김민우를 미드필더로도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다. 김민우 본인도 “몸이 기억하고 있는 자리”라며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북한과 2차전은 여러모로 김민우가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 김진수가 중국 전에 경고 한 장을 받고 있어 거친 경기가 예상되는 북한전에 레프트백 자리에 선발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대표  팀에 대한 애정과 열망이 강한 김민우는 어느 자리든 출격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 

김민우는 J리그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했고, 7년간 정상급 활약을 했다. 일본 축구 전문지 ‘엘 골라소’는 이번 대회 특집 기사에서 이근호와 더불어 김민우의 존재를 가장 위협적이라고 지목했다. 1차전에 쉰 이근호와 더불어 ‘지일파’ 김민우가 북한과 2차전에 반전 카드로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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