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지난달 31일(이하 한국 시간) 에버튼 공격수 웨인 루니가 하프 라인 부근에서 날린 슛이 웨스트햄의 골망을 갈랐다. 6년 만에 해트트릭이자 팀의 4번째 골. 골문을 향해 헐레벌떡 뛰어오던 웨스트햄 골키퍼 조 하트는 망연자실했다.

그로부터 5일 뒤 펼쳐진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에 하트는 대신 선발 출전한 아드리안의 선방 퍼레이드를 피치 밖에서 지켜봤다. 원 소속 팀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엔 출전할 수 없다는 임대 이적 조항을 논외로 하더라도 아드리안의 활약은 하트의 부진과 맞물려 돋보였다.

그리고 9일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 런던 더비에서 하트는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하트는 지난 시즌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기량을 되찾고 올 시즌 웨스트햄으로 임대 이적했다. 1라운드부터 14라운드까지 한차례도 선발 장갑을 내주지 않았다. 꾸준한 출전 속에 러시아 월드컵 예선 9경기에서도 굳건히 골문을 지켰다.

다만 웨스트햄에서 경기 내용은 썩 좋지 않았다. 하트는 14경기에서 무려 31점을 줬다. 웨스트햄은 최다 실점 팀이 됐고 승점 10점으로 19위에 자리했다.

지난달 부임한 데이비드 모예스 신임 감독은 지난 5일 경기에 하트를 제외하고 백업 골키퍼였던 아드리안을 선발로 기용했다. 그가 선택한 첫 번째 변화였다. 아드리안은 여러 차례 맨시티의 슈팅을 막아 믿음에 부응했다.

9일 경기에서도 아드리안은 든든했다. 공중이든 땅이든 가리지 않고 자신에게 오는 공을 모두 막아 냈다. 전반 27분께 은골로 캉테의 오른발 중거리슛과 자파코스타의 왼발 중거리슛을 연달아 막아 낸 장면이 백미였다.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는 공을 손끝으로 쳐냈다. 판단력과 탄력성이 빛났다. 또 끈끈한 집중력으로 첼시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의 머리를 무력화했다.

하트의 임대 계약엔 완전 이적 조건과 복귀 가능 조항이 포함돼 있다. 월드컵 국가 대표 선발이 달려 있는 하트 개인적으로도 중요한 문제다.

모예스 감독은 "하트와 계약을 해지할 생각은 없다. 우리 팀엔 두 골키퍼 모두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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