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경민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잘해야 할 나이도 됐고, 잘하고 싶은 욕심과 이유도 있다."

허경민(27, 두산 베어스)이 2018년 시즌을 앞두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허경민은 지난달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1군 주전 선수는 보통 마무리 캠프에 참가하지 않는데, 김태형 두산 감독은 명단에 허경민을 적어 올렸다. 두산 관계자는 "코지 고토 타격 코치를 인스트럭터로 초빙할 계획이 있었으니까. 한번 배워보라는 뜻이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감독의 뜻을 이해하고 있었다. 허경민은 "올 시즌 잘 못했기 때문에 마무리 훈련에 갔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도 고토 코치님께 배워보라고 데리고 갔을 거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결과도 안 좋았고, 안 좋은 말도 많이 들었다. 이제는 안 좋은 말보다는 칭찬을 받아야 할 때가 된 거 같다"고 힘줘 말했다.

수비로는 부족한 게 없었다. 김 감독은 시즌을 치르는 동안 누누이 "허경민이 타격 컨디션이 안 좋아도 안타성 타구를 잡아 주니까 그게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좀처럼 타격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허경민은 130경기 타율 0.257(369타수 95안타) OPS 0.674 3홈런 40타점으로 올해를 마무리했다.

고토 코치와 보낸 한 달은 값진 시간이 됐다. 허경민은 "처음에는 걱정했는데, 배우면서 시간이 짧다고 느낄 만큼 좋았다. 다음 시즌에 몸만 건강하다면 정말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허경민이 타석에서 생각이 너무 많다고 늘 지적했다. 고토 코치는 그 점에 초점을 맞춰 조언했다. 허경민은 "코치님께서 타석에서 타격 폼을 고민하는 게 아니라, 투수가 던진 공을 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끔 말씀해 주셨다. 연습 할 때도 이 생각을 계속하게 하신다"고 설명했다.

고민을 나누면서 정신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허경민은 "어떤 고민이 많냐고 하셔서 마음에 있는 고민을 다 털어놨다. 코치님께서 '네가 신이 아닌 이상 결과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후회 없게만 하라'고 하셨다"며 고토 코치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했다.

고토 코치는 인스트럭터로서 선수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고, 마무리 캠프를 마친 뒤 두산과 타격 코치로 정식 계약을 했다. 허경민은 "스프링캠프에 가면 코치님께 많이 의지할 거고, 기대도 하고 있다"며 고토 코치의 합류를 반겼다. 그리고 다음 시즌에는 공격도 강한 3루수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