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퍼트(왼쪽)와 린드블럼(오른쪽). ⓒ스포티비뉴스 DB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두산 베어스가 11일 오른손 투수 조쉬 린드블럼(Josh Lindblom, 30)과 총액 145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바꿔 말하면 7시즌을 함께하며 한 식구 같았던 니퍼트와 이별을 선택한 것이다.

린드블럼은 2015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했다. 그 해 32경기(210이닝)에서 13승11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했고, 이듬해에는 30경기(177.1이닝)에서 10승13패 5.2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린드블럼은 지난 7월 KBO리그로 돌아왔다. 이후 페넌트레이스 12경기(72.2이닝)에서 5승3패 3.7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여기까지가 린드블럼을 소개한 두산의 보도자료 내용이다.

중요한 건 그 다음이다. "키 195cm, 체중 105kg의 건장한 체격에다 젊은 나이, 위력적인 구위 등 린드블럼이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두산 관계자의 멘트를 덧붙였다. 

'젊음'에 방점이 찍혀 있는 소감이었다. 니퍼트는 81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서른 일곱살이다. 결국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는 린드블럼으로 하향세를 보인 니퍼트를 대신하기로 한 것이다.

드러난 성적으론 쉽게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다. 니퍼트 역시 올 시즌 14승8패, 평균 자책점 4.06의 준수한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산은 좀 더 깊은 데이터를 들여다봤다. 두산 관계자는 시즌 후반, 타구-투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가 제공하는 니퍼트의 패스트볼 회전수를 체크한 바 있다.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니퍼트는 좋을 때와 안 좋을 때의 회전수 차이가 컸다.

경기 결과가 좋았을 때는 2500rpm을 찍었지만 좋지 않은 결과를 냈을 땐 2400대로 떨어졌다. 특히 후반기로 갈 수록 회전수가 줄어들었다.

반면 린드블럼은 점차 회전수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정규시즌은 2375rpm이었지만 준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점차 회전수가 상승곡선을 그렸다. 준플레이오프서는 2450rpm대를 형성하며 니퍼트를 앞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니퍼트는 2m가 넘는 높은 타점에서 내리 꽂는 패스트볼의 구위로 그동안 한국 프로야구를 호령해 왔다. 하지만 회전수가 점차 무뎌지며 그 위력이 반감되고 있다고 두산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지만 드러난 성적 만으로는 니퍼트와 린드블럼의 차이를 찾기 어렵다. 다만 두산이 본 것은 데이터 이면의 기록, 즉 회전수였다. 회전수만 놓고 봤을 땐 분명 니퍼트는 하락세, 린드블럼은 상승세였다.

두산의 이 선택이 이후 어떤 결말을 짓게 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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