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지난 4월 무승부를 설욕했다.

[스포티비뉴스=지바(일본), 조형애 기자] 칼을 갈고 나온 북한이었다. 지난 4월 한국이 일군 '평양의 기적'은 두 번 없었다. 북한이 당한 '평양 참사'도 역시 없었다.

북한은 11일 오후 4시 10분 일본 지바현 소가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 여자부 2차전에서 한국을 1-0으로 꺾었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북한 여자 대표팀의 순항을 알리는 2연승이다. 한국은 2연패에 빠졌다.

초반 10여분은 치열했다. 한국과 북한은 킥오프 직후부터 몸싸움을 펼치면서 투지를 불태웠다. 두 팀 모두 압박도 상당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주도권을 쥔 건 북한이었다. 공세를 유지하면서 빠른 전방 압박으로 한국의 공격을 꽁꽁 묶었다.

기회는 살렸다. 전반 18분 리향심의 크로스에 김윤미가 쇄도하며 헤더까지 연결했다. 골은 절묘하게 골대 안쪽으로 향했다. 후반 반전은 없었다. 넘어간 주도권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공세가 쏟아졌고 한국은 전진하지 못했다. 빠른 볼 배급으로 북한을 대응하려던 한국은 압박에 버텨주지 못하고 그대로 90분을 마감했다.

투지로는 어쩔 수 없는 실력차를 절감한 한 판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은 북한이 한수위다. 한국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15위, 북한이 10위다. 숫자로는 다섯 계단에 불과하지만 여자 축구에서는 상당한 전력 차이를 보이는 격차다.

북한이 남다른 각오로 나온 이유가 있었다. 그동안 한국을 만나 18번 싸워 단 1번 지는 등 한국에 상당히 강한 북한이었다. 하지만 단 한 번 무승부가 뼈아팠다. 지난 4월 일이다. 8개월여 전 열린 2018 아시안컵 예선에서 한국은 1-1로 북한과 비긴 뒤 골득실에서 앞서 북한을 아시안컵에서 떨어트렸다. 동시에 2019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탈락시켰다. 아시안컵이 월드컵 예선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광민 감독은 "4월 되풀이는 없을 것"이라 했다. 한국은 최근 2무를 거두며 북한전에 자신을 보였지만 12년 동안 이기지 못한 숙원을 풀기에는 북한이 너무도 강한 상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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