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슬기

[스포티비뉴스=지바(일본), 조형애 기자] 공격, 수비가 다 된다. 여자 축구 세대 교체에 앞장서는 대표적인 선수. '평양의 기적' 주인공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장슬기(23·현대 제철)다.

기적은 두 번 없었다.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11일 열린 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 2차전 북한과 경기에서 0-1로 졌다. 대등했던 것도 잠시, 압박에 고전했고 속도를 이기지 못했다.

일본과 1차전에 포백 수비수로 나섰던 장슬기는 2차전엔 2선 공격수로 출격했다. 쉽진 않았다. 한국 슈팅 1개, 유효 슈팅 0개. 기록이 말해주듯 공격수들은 모두 꽁꽁 묶였다.

장슬기 역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경기 후 눈을 쓱쓱 비빈 뒤 그는 "북한 선수들 상대로 수비를 하는 부분은 괜찮다. 역이용해서 공격으로 나가야 하는데 공격으로 나가지를 못한 것 같다"면서 아쉬워했다.

장슬기는 누구보다 북한전에 기대와 자신감을 보였던 선수다. 지난 4월 열린 2018년 아시안컵 예선에서 개최국 북한을 상대로 골을 기록하며 '평양의 기적'을 일궈냈기에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당시 0-1로 뒤져있던 후반 21분 장슬기는 북한의 여자 축구 2년을 지웠다. 장슬기 골로 북한은 아시안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동시에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에서도 탈락했다. 아시안컵 본선이 월드컵 예선전을 겸하기 때문이다.

전력 차이가 꽤 크기 때문에 사실상 비기는 게 한국에는 이기는 것과 같은 상황. 장슬기는 북한과 '리턴매치' 승리에 누구보다 목말라 있었다. 일본으로 출국전 그는 "이제 자신감이 붙었다. 비기는 것 보다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커졌다"고 했다.

8개월 만에 다시 만난 북한. 현실의 벽은 높았다. 투지는 승리를 부르지 못했다. 2005년 8월 이후 북한을 상대로 이기지 못한 경기 수는 어느 덧 12경기 째로 늘어났다.

장슬기는 마지막 경기를 바라보고 있다. 우승은 물거품이 된 상황. 이대로 끝낼 수 없는 장슬기다. 

"4월 달에 붙었던 것처럼 북한은 똑같이 압박이 강했고, 세컨볼도 좋았고, 스피드도 좋았다. 그때보다 좀 더 해볼만 했던 것 같은데 아쉽다. 여기까지 왔는데 3패 할 수는 없다. 심기일전해서 (중국과 경기)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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