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형 두산 감독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2015년을 그리며 새판을 짰다.

두산은 2018년 시즌을 준비하면서 선수 구성에 대폭 변화를 줬다. 외국인 선수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닉 에반스까지 3명을 모두 교체했고, FA 민병헌(롯데 자이언츠)을 잡지 않으면서 내부 경쟁을 선택했다. 베테랑 투수 정재훈은 은퇴를 결정했다. 

두산 관계자는 "우승 2번(2015년, 2016년) 하고, 올해 준우승을 하면서 판을 새로 꾸미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나갈 선수는 나가고, 새로 세팅을 했다고 보면 된다. 타이밍이 있는 거 같다. 2015년 우승할 때도 손시헌과 이종욱이 나가면서 세대 교체를 한 뒤였다"며 2015년처럼 지금의 변화가 팀에 긴장감을 주는 효과로 이어지길 기대했다.

4년 전처럼 움직였다. 두산은 2013년 시즌을 마치고 FA 유격수 손시헌과 외야수 이종욱을 잡지 않았다. 유격수는 김재호, 외야수는 정수빈과 민병헌이 준비돼 있었다. 결과는 성공적인 세대 교체로 연결됐다. 지난해부터는 김재환과 박건우가 무섭게 성장하며 주전 외야수로 성장했다. 두산은 경험을 믿고 민병헌과 결별을 받아들였다.

마운드 교체는 '판타스틱4'의 발판을 마련했던 2015년과 비슷하다. 에이스급 투수를 찾는 게 관건이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당시 확실한 선발감을 요구했고, 구단은 롯데 FA 투수 장원준을 4년 84억 원에 데려왔다. 충분히 검증된 장원준, 그리고 지난해는 새 얼굴 보우덴으로 선발 마운드를 보강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니퍼트-보우덴-장원준-유희관은 70승을 합작하며 두산의 역사적인 시즌을 이끌었다. 장원준은 3시즌째 꾸준하게 국내 에이스로 활약하며 투자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올해는 7시즌 동안 에이스로 활약한 니퍼트와 이별을 선택했다. 나이와 몸 상태, 구위가 걸렸다. 니퍼트는 올 시즌 후반기부터 뚜렷한 기량 저하를 보였다. 후반기 13경기 5승 2패 74이닝 평균자책점 4.99에 그쳤다. 다음 시즌이면 한국 나이로 39살이 되는 니퍼트에게 계속 1선발을 맡기기는 위험 부담이 크다고 판단했다. 어깨 부상으로 부진했던 보우덴 역시 2시즌 만에 결별을 확정했다.

▲ 조쉬 린드블럼 ⓒ 한희재 기자
니퍼트와 결별한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충분히 검증된 선수가 필요했다. 2015년부터 3시즌 동안 롯데에서 뛴 조쉬 린드블럼과 손을 잡은 이유다. 린드블럼 에이전트는 약 1주일 전 두산 외국인 선수 계약 담당자에게 연락을 해왔다. 마침 니퍼트와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었다. 두산으로서는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10일 세스 후랭코프를 85만 달러에 영입한 두산은 곧바로 11일 린드블럼과 145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린드블럼은 니퍼트의 바통을 이어 받아 1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두산 관계자는 "이미 한국 야구에 적응한 선수니까. 후랭코프보다는 에이스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후랭코프는 다양한 변화구를 갖고 있고 제구가 된다. 스피드는 시속 140km 중후반까지 나온다"며 린드블럼과 후랭코프가 2015년 니퍼트와 보우덴처럼 원투펀치로 활약해주길 기대했다. 

큰 틀에서 선수 구성은 마무리됐다. 이제 남은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민병헌의 빈자리는 정진호, 국해성, 조수행, 김인태, 이우성 등이 노리고 있다. 마운드 쪽에서는 올해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준 2016년 신인 1차 지명 투수 이영하와 2018년 신인 1차 지명 투수 곽빈의 성장을 지켜보고 있다.

두산은 2015년 시즌을 재연하길 기대하며 일단 강수를 던졌다. 2018년 두산 전력의 뚜렷한 윤곽은 스프링캠프가 끝난 뒤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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