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팀이 0.600 이상의 승률을 올리기 쉽지 않고, 꼴찌라도 열 번에 네 번은 이기는 게 야구라고 했다. 그런데 최근 몇년 동안 KBO 리그는 그렇지 않았다. KBO 리그가 전력 평준화와 거리가 멀다는 증거는 아주 쉽게 찾을 수 있다.
5년 연속 최하위 팀이 0.300대 승률에 머물렀고(한화 2, kt 3), 2014년부터 올해까지 네 시즌 동안 정규 시즌 승률 0.600 이상 팀은 5개다(KIA 두산 넥센 1, 삼성 2). 그런가 하면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급진적으로 바뀌는 일도 보기 드물다. 많아야 넷 중에 하나, 다섯 중에 둘만 새롭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생긴 영향으로 지난해와 올해는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2개씩 바뀌었다. 지난해는 삼성과 SK 대신 LG와 KIA가, 올해는 넥센과 LG 대신 롯데와 SK가 가을 야구에 참여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 간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2개 이상 바뀐 것은 2013년이 유일했다. LG와 넥센이 급반등했던 그때다.
내년 시즌은 어떨까. 3월부터 10월까지 반 년도 넘는 기간, 720경기의 대장정 동안 벌어질 변수를 모두 예상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이대로라면 상위권과 중위권의 차이는 확실히 줄어들 듯하다. 굵직한 흐름을 요약하면 두 가지다. 일부 상위권 팀은 선수단 재구성에, 중하위권 팀 대부분은 전력 강화에 주력하며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두산과 NC는 외국인 선수 연봉 총액부터 줄이기 시작했다. NC는 180만 달러의 사나이 제프 맨쉽, 장수 외국인 선수 에릭 해커(100만 달러)와 재계약하지 않는 대신 젊고 건강한 투수를 잡기로 했다. 영입 확정인 로건 베렛은 80만 달러에 NC와 계약했다. 외국인 선수는 아니지만 연봉 7억 5,000만 원을 받던 이호준의 은퇴도 있다.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총액 210만 달러)와 재계약을 포기하는 대신 롯데에서 뛰던 조쉬 린드블럼(145만 달러)을 영입했다. 마이클 보우덴(110만 달러) 대신 세스 후랭코프(85만 달러), 닉 에반스 (68만 달러)대신 지미 파레디스(80만 달러)로 외국인 선수 3명을 전부 바꾸면서 비용을 절감했다. FA 시장에도 소극적으로 접근하면서 긴축을 이어갔다.
FA 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 팀은 삼성과 kt, 롯데다. 모두 전력 보강에 목마르다. 삼성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2년 연속 9위, kt는 1군 합류 후 3년 연속 0.300대 승률에 그쳤다. 세 팀 가운데 유일하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롯데는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치른 4위 NC에 업셋당했다.
삼성은 국가 대표 포수 강민호를, kt는 한국으로 돌아온 3루수 황재균을 잡았다. 롯데는 강민호가 빠졌지만 손아섭을 잡고 민병헌까지 영입했다. SK는 FA 영입은 없었지만 김광현이 돌아온다. LG는 애매한 위치에 있긴 하지만 여전히 투수력에는 강점이 있어 하위권으로 보기는 어렵다. 유일하게 리빌딩을 택한 팀은 한화다.
스포츠에는 영원한 강팀도 약팀도 없다지만 최근 몇년 동안의 KBO 리그는 꼭 그렇지도 않았다. 그런 가운데 상위권 팀은 젊음을, 중하위권 팀은 전력 강화에 집중한 경향이 도드라진 스토브리그다. 그래서 내년 시즌이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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