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아레스(오른쪽)가 라모스와 공을 다투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단어 그대로 '엘 클라시코(el clásico, 스페인어로 '고전적'이란 뜻)', 전통의 명가가 가장 오래된 라이벌전을 벌인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전설적 지도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철학은 세계 최고의 맞대결에서도 예외는 없다.

레알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는 23일(한국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베르나베우에서 2017-18시즌 프리메라리가 17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이들의 맞대결에선 멋진 '팀 골'이 쏟아졌다. 레알과 바르사가 모두 공격적인 팀이라고 하지만, 수비수들 역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인 것은 마찬가지. 단순히 개인 돌파로 수비진을 모두 헤집고 골을 넣는 것은 쉽지 않다. 연계 플레이에 의한 골들을 만들어야 승리할 수 있었다. 

이번 맞대결에서도 '연계 플레이'는 골문을 여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레알의 대표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여기에 맞서는 바르사의 리오넬 메시의 활약을 기대하려면, 그들 옆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때론 직접 득점으로 부담을 덜어줄 뛰어난 '미끼'들이 필요하다.



◆ 호날두의 짝, '부활이 필요한' 벤제마

호날두에겐 역시 카림 벤제마의 부활이 절실하다. 벤제마는 호날두, 가레스 베일과 함께 BBC 삼총사로 불릴 때 최고의 경기력을 냈다. 중앙에 배치된 뒤 중앙 수비를 끌고 측면으로 움직이면 그 배후 공간으로 호날두가 침투하는 패턴은 레알의 주 공격 루트였다. 

최근 부진이 아프다. 지네딘 지단 감독이 4-4-2 포메이션을 활용하면서 벤제마는 호날두와 나란히 중앙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아직 전술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한 모양새이고, 최근 결정적인 찬스들을 놓치는 등 전반적인 경기력이 좋지 않다. 벤제마는 9골 6도움을 올리면서 '엘 클라시코'에 강했던 기억이 있다. 벤제마가 활발하게 움직여야 호날두도 살아난다.

<영상 00:38~01:10> 벤제마가 횡으로 움직이면서 루카 모드리치의 패스에 반응한다. 제라르드 피케가 벤제마를 따라가며 생긴 뒤로 호날두가 침투하고, 벤제마는 발뒤꿈치로 간결하게 패스를 돌려주면서 득점에 성공한다. 레알이 자랑했던 유기적인 연계 플레이다.

▲ 이번 시즌 수페르코파 2차전에서 멋진 득점을 성공시켰던 벤제마.

◆ MSN은 해체했지만, 메시의 '호화로운 미끼' 수아레스

반대로 루이스 수아레스는 메시의 '미끼'다. 불과 2시즌 전 메시, 호날두를 제치고 '피치치'를 받았던 수아레스를 미끼라고 표현하는 것은 가혹한 말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의 전술 아래 메시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간을 만드는 임무를 맡았다. 수아레스는 수비를 뒤를 파고드는 움직임에 능하고 측면까지 폭넓게 움직인다. 수비수들은 활동량이 많은 수아레스를 따라다니다가 수비 형태가 깨질 수밖에 없다.

이번 시즌 바르사는 4-4-2와 4-3-3 포메이션을 오간다. 메시는 포메이션상 오른쪽에 주로 배치되지만 사실상 위치를 가리지 않고 중앙과 중원 깊은 곳까지 마음껏 움직인다. 메시는 수아레스가 움직이며 만든 공간을 활용하면서 마음껏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메시가 이번 시즌 리그에서 14득점이나 올리면서 득점 선두를 달리는 이유다.

<영상 01:11~01:47> 지난 시즌 맞대결에서 나온 장면이다. 측면에서 패스가 넘어올 때 수아레스가 직접 공을 잡고 수비 뒤를 파고들 것처럼 속임 동작을 하면서 공을 흘린다. 수아레스의 위협적인 움직임에 레알의 수비진의 발이 순간적으로 멈췄고 가속하며 침투한 메시가 그대로 페널티박스 안까지 돌파해 득점에 성공한다.

◆ '메날두' 뿐 아니라, '미끼'도 주목해야 한다

벤제마와 수아레스는 그 자체로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다. 득점력? 당연히 엄청나다. 벤제마는 레알에서 치른 384경기에서 186골 106도움을 올렸다. 수아레스는 168경기에서 130골과 73도움을 올렸다. 1경기당 공격 포인트가 1개를 넘는다. 이들이 세계 최고의 미끼가 될 수 있는 것은 스스로가 위협적인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호날두와 메시 중심의 팀 전술에 맞춰 공간을 만드는 장점을 살리고 있을 뿐이다.

벤제마도, 수아레스도 엘 클라시코에서 기록이 나쁘지 않다. 벤제마는 29경기에서 9골 6도움이다. 수아레스도 9경기에서 4골 2도움을 올리고 있다. 직접 득점과 도움으로, 때론 '수치'에서 표현되지 않는 움직임으로 최전방에서 공간을 만들 것이다. 멋진 팀플레이에 이은 골이 나오려면 '대형 미끼'들이 수비진을 흔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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