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2016 시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한국인 선수는 무려 8명이었다.
당시 류현진(LA 다저스), 추신수(텍사스), 강정호(피츠버그), 오승환(세인트루이스), 박병호(미네소타), 이대호(시애틀), 김현수(볼티모어), 최지만(LA 에인절스) 등이 빅리그를 누볐다. 이중 추신수와 최지만을 제외한 6명이 KBO 리그 출신. KBO 무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고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리는 사례들이 점점 늘었다. 시즌 후 이대호가 국내 복귀를 결정하고 롯데에 돌아온 대신 황재균이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2017년은 KBO 리그 출신 메이저리거들에게 시련의 한 해였다.김현수는 볼티모어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다가 7월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됐다. 박병호는 시즌 내내 빅리그에 올라오지 못했다. 황재균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홈런을 때려내며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지만 그 이후 꾸준함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지난 겨울 돌아온 이대호처럼 김현수, 박병호, 황재균이 각각 LG, 넥센, kt 유니폼을 입고 내년 시즌 국내에서 뛰게 됐다.
충분한 실력을 보인 강정호는 음주운전 물의로 아예 미국 비자를 받지 못하면서 결국 내년 시즌 류현진과 추신수만 메이저리그 기회가 보장됐다. 많은 선수들이 떠날 때는 큰 기대를 받았지만 결국 도전이 실패로 끝났음을 인정하고 돌아와야 했다. KBO 리그에서 거두는 성공이 다른 리그에서도 통하는 보증수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뼈아픈 교훈을 얻은 2017년 겨울이다.
지난달에는 만 23세 이하, 혹은 프로 3년차 이하 선수들만 참여할 수 있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도 KBO 리그 선수들의 명과 암이 드러났다. 일본, 대만, 한국 3개국만이 참여한 대회에서 결승에 오르는 데는 성공했으나 결승전에서 일본에 0-7로 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KBO 리그의 유망주들이 어떤 점을 보완해야 앞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을지 깨달은 대회기도 했다.
최근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 히라노 요시히사(애리조나)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면서 일본과 한국 야구의 희비는 더욱 엇갈리고 있다. 굳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야 능력을 인정받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선수를 많이 배출해야 KBO 리그의 질적 향상이 이뤄질 수 있다. 앞으로 남아 있는 많은 국제 대회를 위해서도 한국 야구계의 구조적 발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KBO 리그는 박병호, 황재균, 김현수 등 슈퍼 스타들의 복귀로 2018 시즌 흥행의 청신호가 켜졌다. 손아섭, 민병헌, 강민호 등 100억 원을 호가하는 FA 계약도 나왔다. 그러나 한편으로 계속 이런 추세가 이어지다가는 KBO 리그가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 있다는 경고등도 켜졌다. 2017 시즌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더욱 발전하는 KBO 리그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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