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KIA 영건 임기영은 체인지업이 주 무기다. 사실상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투 피치로 올 시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임기영의 체인지업은 기복이 있었다. 전반기는 7승2패 평균 자책점 1.72로 빼어난 성적을 남겼지만 후반기에 선1승4패, 7.43으로 부진했다.

체인지업의 문제가 컸다. 주 무기가 제대로 말을 듣지 않은 탓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좋았을 때(6이닝 3실점 이하)와 안 좋았을 때(6이닝 4실점 이상) 임기영의 체인지업은 어떤 차이를 보였던 것일까.

먼저 체인지업이 좋았을 때는 땅볼 유도율이 크게 높아졌다. 하늘로 향한 공보다 땅으로 향한 공이 훨씬 많았다. 좋은 결과를 낸 경기에서 땅볼 유도율은 안 좋았던 경기의 두 배가 넘었다. 임기영의 경기에서 땅볼이 많으면 좋은 경기 내용을 기대해도 좋다는 신호로 여길 수 있다.

투구 폼에서도 차이가 났다.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지나치게 짧아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통계를 냈을 땐 큰 변화가 없었다.

문제는 높이였다. 팔 각도가 높아지며 서로 다른 궤적으로 공이 날아갔다. 안 좋았을 때 임기영은 체인지업을 던질 때 높이가 1.29m였다. 좋았을 땐 1.23m로 6cm나 낮았다. 임기영이 섀도피칭 등으로 보완해야 할 대목이다.

체인지업의 무브먼트에도 차이가 났다. 좋았을 때 더 움직임이 좋았다. 좋았을 때 임기영의 체인지업은 수직 무브먼트가 -3.72cm였다. 가상의 직선에서 밑으로 많이 떨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안 좋았을 땐 2.37cm로 움직임이 줄어들었다.

수평 무브먼트도 마찬가지다. 좋았을 땐 47.82cm로 안 좋았을 때의 45.62cm보다 많이 움직였다.  

체인지업의 회전수를 보면 그 원인을 분석해 볼 수 있다. 임기영의 체인지업은 좋았을 때 1789.62rpm을 기록했다. 안 좋았을 땐 1800.16rpm으로 더 많은 회전수를 보였다. 근데 왜 덜 움직였던 것일까.

체인지업의 특성에 답이 있다. 체인지업은 이재학과 같은 특이한 경우를 빼곤 회전수를 줄여서 변화 폭을 늘리는 변화구다. 회전수가 적을수록 변화하는 각도가 커진다. 임기영도 마찬가지다. 회전수가 줄어야 변화가 커진다. 늘 염두에 두고 경기에 나서야 할 대목이다.

체인지업으로 선 채 삼진을 잡는 그림은 보기엔 좋지만 임기영이 노력해야 할 대목은 아니다. 임기영은 오히려 안 좋았을 때 스트라이크 콜을 많이 받았다. 볼이 되는 비율도 비슷했다.

차이는 헛스윙에 있었다. 좋았을 때 임기영은17.78%의 헛스윙 비율을 보인 반면 안 좋았을 땐 13.56%로 떨어지는 흐름을 보였다. 이 역시 무브먼트 차이에서 오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임기영이 마운드에서 땅볼과 헛스윙을 많이 유도하고 있다면 마음 놓고 경기를 지켜봐도 좋을 듯 싶다. 반대의 경우라면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임기영이 그 간극을 최대한 좁히며 기복 없는 투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