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KIA 최형우는 올 시즌 타율 3할4푼2리 26홈런 120타점을 기록했다. 우승 팀 4번 타자다운 활약이었다. 그의 기록에서 부족한 부문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나 정도 굳이 꼽으라고 한다면 그의 홈런 숫자가 26개에 머물러 있었다는 점이다. 최근 3년 연속 30홈런을 넘었지만 FA 이적 첫해 다시 20개대로 내려왔다.

전반기에는 22개의 홈런을 몰아쳤지만 후반기에는 4개를 치는데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최형우의 페이스가 떨어지며 팀도 한때 공동 1위를 허용하는 등 주춤했던 것이 사실이다.

최형우는 "크지는 않지만 체력적으로 다소 힘겨워지며 장타력이 줄어든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타구 스피드나 발사각도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한번 찾아봤다. 완벽해 보이는 최형우에게도 어딘가 약점은 있지 않았을까. 그러자 다른 선수라면 큰 문제가 될 것은 없지만 100억 사나이 최형우이기에 아쉽게 여겨지는 기록 한 가지가 눈에 띄었다.

최형우는 대부분 구종에서 강세를 보였다. 트랙맨 데이터가 추적한 모든 구종에서 3할 이상의 타율을 보였다.

특히 패스트볼에서 강세를 보였다. 일단 타율이 3할7푼6리로 높았다. 장타율은 더욱 높았다. 최형우의 패스트볼 장타율은 6할5푼6리나 됐다. 최형우의 전체 구종 장타율은 5할7푼6리였다.

주력에 대해선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최형우다. 장타가 그의 주 무기가 돼야 하는 이유다. 한 번의 공격에 두 베이스 이상을 갈 수 있는 장타가 필수다. 그런 의미에서 최형우가 빠른 공에 6할대 장타율을 보였다는 건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런데 조금 더 자세히 기록을 살펴보면 아쉬움이 남는 내용이 있다. 상대적으로 스피드가 올라가면 공격력이 다소 떨어지는 흐름을 보인 점이다.

최형우는 일반적인 패스트볼 스피드라고 할 수 있는 시속 140km~145km 구간서 매우 강세를 보였다. 3할5푼7리의 고타율에 가장 많은 8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보다 스피드가 높아지면 다소 성적이 꺾였다. 타율은 2할8푼2리로 떨어졌고 홈런도 2개로 줄어들었다. 패스트볼 장타율도 고속 구간에선 위력이 반감됐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다른 선수라면 그러려니 할 수도 있지만 주인공이 최형우라면 기대치가 달라진다.

힌트는 발사 각도에서 찾을 수 있다. 최형우도 힘이 떨어지며 발사 각도에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시속 140km~145km 구간에서 최형우는 19.99도의 발사 각도를 보였다. 땅볼이 마이너스 된 점을 고려하면 이 구간의 플라이 각도는 이상적인 장타 각도라고 평가 받는 26도에서 30도 사이에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시속 145km를 넘어선 구간에서 최형우의 발사 각도는 12.29도로 크게 떨어진다. 이상적인 각도의 뜬 공 타구를 많이 만들지 못했다는 걸 뜻한다. 완벽해 보이는 최형우지만 고속 투구 구간에선 살짝 기세가 꺾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최형우가 다시 30홈런 이상의 타자로 업그레이드 되기 위해선 이 고속 구간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지금도 강하지만 보다 더 높은 곳을 향해야 하는 선수라는 점에서 그렇다.

최형우는 괌으로 개인 훈련을 떠났다. 체력적인 문제 등 올 시즌 아쉬웠던 것들을 만회하는 시간으로 삼겠다고 했다. 고속 구간의 발사 각도를 끌어올리며 장타력을 배가할 길을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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