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크리스 사이보그(31, 브라질)는 2005년 데뷔전 이후 12년 동안 한 번도 지지 않았다. 18승 가운데 16승이 TKO 승리. 주먹과 발차기로 16명을 쓰러뜨렸다. 사이보그를 상대로 1라운드를 넘기면 '잘했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그런 사이보그가 코피가 났다. 31일(한국 시간) UFC 219 메인이벤트 여성 페더급 타이틀전에서 전 여성 밴텀급 챔피언 홀리 홈(36, 미국)과 싸우면서다. 사이보그는 경기가 끝나고 "코피가 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이보그는 2009년 이후 8년 만에 판정을 기다렸다. 5라운드 25분 동안 홈을 끝내지 못했다. 3-0 판정승 결과가 나오고서야 두 팔을 들고 활짝 웃었다.

사이보그는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고전했다. 세계 복싱 챔피언 출신인 홈은 사이보그와 전면전을 피하고 철저한 아웃파이팅으로 맞섰다. 홈이 사우스포 자세를 잡고 긴 거리에서 잽과 킥으로 견제하니 사이보그는 평소와 다르게 공격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그러다가 2라운드 홈의 스트레이트를 맞아 코피가 났다. 사이보그는 3라운드가 지나고서야 흐름을 찾았다.

대회가 끝나고 네바다주 체육위원회가 공개한 채점표에 따르면 저지 2명이 1라운드와 2라운드에 홈이 10-9로 사이보그를 이겼다고 채점했다. 49-46으로 3점 차 승리를 채점한 데릭 클리어리 역시 2라운드는 홈이 10-9로 이겼다고 판단했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본 컵 스완슨 또한 2라운드가 끝났을 때 "홈이 2-0으로 이기고 있다"고 했다.

경기 전 UFC 홈페이지에서 진행한 팬 투표에 따르면 사이보그가 이긴다는 쪽이 62%, KO로 이긴다는 쪽이 무려 82.3%이었다. 이 예상을 뒤집은 홈의 선전이었다. 이 경기는 UFC 219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에 선정됐다.

전 여성 밴텀급 챔피언 미샤 테이트는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홈은 영웅"이라며 치켜세웠다. 여성 스트로급 파이트 펠릭스 헤릭은 "난 홈이 3-2로 이겼다고 생각해. 어쨌든 대단한 경기였다"고 감탄했다. 여성 밴텀급 챔피언 아만다 누네스와 스트라이크포스 여성 밴텀급 챔피언을 지냈던 사라 카우프만 역시 "둘 다 대단한 경기였다"고 박수를 보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