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근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용산동, 유현태 기자] "데얀 이적도 있고 화젯거리가 많아서 재밌어진 것 같다. 서울 팬들이야 싫겠지만 팬들이 즐거워하지 않을까 싶다. 기자 분들도 기사 쓰시기 좋지 않나. 이적이 활발해 좋은 것 같다. 오랜만인 것 같다"

축구사랑나눔재단은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제3회 축구 사랑 나눔의 밤' 행사를 열었다. 

재단 홍보대사로 임명된 이근호(강원 FC)는 취재진과 만나 최근 K리그 이적 시장을 "재밌다"고 표현했다. 지난해 강원 FC의 폭풍 영입이 화제였다면, 올겨울엔 곳곳에서 팬들의 흥미를 끄는 이적들이 줄 이었다.

4일 발표된 데얀의 이적은 '화제'를 넘어 '충격'이었다. FC 서울의 전설로 남을 줄 알았던 데얀이 수원 삼성에 둥지를 틀었다. '슈퍼매치'에서 7골을 넣어 역대 최다 득점자로 남아 있는 데얀이 파란 유니폼을 입고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남았다. 전설을 떠나보낸 서울 팬들의 마음이 좋을 리가 없겠으나, 데얀이 두 라이벌 모두의 선수이기에 수원과 슈퍼매치 관심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엔 데얀 사례와 반대로 수원에서 서울로 직접 이적한 이상호도 있다. 이번 시즌 슈퍼매치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뜨거울 것이다.

▲ '이거 실화?' 수원의 데얀. ⓒ수원 삼성

박주호도 화제를 끌었다. 그는 울산 현대에 합류하면서 K리그에서 팬들을 처음으로 만난다. 줄곧 한국 축구 대표 팀에서만, 또는 FC 바젤, 마인츠 05,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까지 유럽에서만 그의 활약상을 지켜볼 수 있었다. 유럽으로 떠나기 전엔 일본 J리그에서 활약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박주호의 복귀에 팬들의 마음도 두근거리고 있다.

강원 FC가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탈팰리스에서 활약하는 이청용 영입에 관심이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아직은 '설'에 지나지 않는다. 이근호는 "(이청용에게) 연락하려다가 말았다. 강원에서 적극적으로 영입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 같다. 자꾸 기사가 나오는 것은 긍정적인 것 같다.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동료이자 프로 선수인 이근호 역시도 '프리미어리거' 이청용이 K리그로 돌아오는 것은 흥미롭긴 매한가지다.

손준호의 이적도 시끌시끌했다. 전북 현대가 영입전에 먼저 뛰어들었다가, 수원이 뒤늦게 관심을 보였다. 투자 위축 속에 계속 해외로만 떠나곤 했는데, K리그 도움왕을 두고 K리그 구단들이 줄다리기를 하는 것은 오랜만에 보는 재미있는 장면이었다.

사실 이적 시장을 흥미롭다고 설명했던 이근호 본인 역시 '구경꾼'이 아니라 직접 출연하는 '배우'다. 그 역시 지난해 말 이적설에 휘말렸다.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이뤘던 울산 현대에서 이근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이근호는 솔직하게 이적설에 답변했다. 그는 "울산이라서 솔직히 조금 끌렸다. 워낙 좋은 기억이 많고 좋아하는 팀이다. 지금까지도 구단과 잘 지내고 있다. 흔들렸던 것은 사실"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소속 팀에 충실히 할 뿐이다. 저는 강원 선수고 계약 기간도 많이 남아 있다. 제 몸값이 생각보다 높더라"며 웃었다.

비 시즌에도 시즌을 즐기는 방법은 있다. 선수들의 이적을 점치고, 구단끼리 경쟁을 펼치고, 생각하지 못했던 이적이 벌어지는 것. K리그에서 한동안 보지 못했던 소소한 즐거움이 돌아왔다. 2018년 시즌엔 팬들의 사랑과 관심도 '위기'라는 K리그로 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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