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롯데 영건 에이스 박세웅은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여기까진 별반 특별한 것이 없다.

흥미로운 것은 운동 메뉴다. 훈련 내용과 스케줄이 지난해와 같다.

박세웅은 지난해 12승6패, 평균 자책점 3.68로 선전했다. 잘했던 시즌인 만큼 지난해의 준비를 반복하는 것이 이상할 것은 없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박세웅은 드러나지 않은 이면의 기록을 갖고 있다. 전반기서는 9승3패, 평균 자책점 2.81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후반기는 3승3패, 평균 자책점 5.07로 주춤한 바 있다.

쉽게 체력적인 문제를 떠올릴 수 있다. 때문에 체력 보강 훈련에 신경을 더 쓸 것이라는 예상이 자연스럽게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박세웅은 '하던 대로'를 강조했다. 몸보다 정신에 문제가 있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박세웅은 전반기에 9승을 거둔 뒤 오래도록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6월 25일 두산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뒤 한 달 넘게 침묵했다. 그가 10승을 거둔 것은 9승 이후 8경기 만인 8월13일 삼성전이었다.

박세웅은 10승 이후에도 썩 좋지는 못했다. 6경기를 2승3패로 마무리 지었다. 많은 사람들이 체력적인 부담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박세웅은 "10승에 너무 신경을 썼던 것이 문제였다. 집착이 지나쳤던 것 같다. 전반기에 하던 대로 했어야 했는데 더 잘하려다 보니 오히려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10승을 하고 난 뒤에도 후유증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비 시즌의 준비가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이유다. 정신적인 문제는 한 번 겪고 나면 보다 강해질 수 있다. 박세웅은 좋은 결과를 낸 준비 과정을 굳이 바꾸지 않고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실제로 박세웅은 좋았을 때와 안 좋았을 때 차이가 크지 않았다. 9승을 채운 6월까지 세부 데이터와 7월 이후 세부 데이터에서 차이를 찾기 힘들다.

주로 승수 추가에 오래도록 실패하는 투수들은 밸런스가 흐트러지거나 폼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박세웅은 그런 실패 과정이 없었다.

패스트볼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가 6월 이전엔 1m82cm였는데 7월 이후로는 1m83cm를 기록했다. 거의 차이가 없었다.

회전수는 오히려 좋아졌다. 2093rpm에서 2105rpm으로 향상됐다. 볼 끝에 좀 더 힘이 실렸다는 걸 의미한다. 무브먼트도 상하는 39.62cm에서 40.52cm로, 좌우는 33.23cm에서 32.89cm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상하는 조금 나아지고 좌우가 약간 흔들렸을 뿐이다. 박세웅이 9승 이후 자신의 투구에 자신감을 가져도 좋은 이유다.

실제로 박세웅은 9승에서 10승으로 가는 7경기서 5차례나 퀄리티스타트를 하는 좋은 내용을 보여 준 바 있다.

박세웅은 "새로운 시즌의 목표도 지난해와 같다. 150이닝 이상을 던지며 10승 이상을 하는 것이 목표다. 한 번 했다고 쉬워지는 건 아니다. 지난해 성과를 이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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