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이쯤 되면 올 시즌 최고의 꿀영입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휴스턴 로케츠는 5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도요타 센터에서 열린 2017-18 NBA(미국 프로 농구) 정규 시즌 홈경기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114-127로 졌다.

이날 패배로 휴스턴은 2연승이 마감됐다. 서부 콘퍼런스 2위 휴스턴은 1위 골든스테이트와 격차가 3경기로 벌어졌다. 에이스, 제임스 하든의 부상 공백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즌 중 영입한 제럴드 그린(32, 201cm)이 3점슛 8개 포함 29득점하며 경기를 끝까지 접전으로 만들었다. 휴스턴은 패배 속에도 그린의 활약에 웃음 지을 수 있었다. 그린은 직전 경기였던 3일 올랜도 매직전에서 3점슛 7개 포함 27득점하며 팀 승리를 이끈 바 있다. 두 경기 합쳐 3점슛 15개를 넣으며 평균 28점을 올리는 맹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3점슛 성공률은 60%(15/25)에 달한다.

▲ 보스턴 셀틱스 시절의 제럴드 그린(왼쪽).
2005-06시즌 보스턴 셀틱스에서 데뷔한 그린은 이후 휴스턴,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댈러스 매버릭스, 인디애나 페이서스, 피닉스 선즈 등을 거친 리그의 대표적인 저니맨이었다.

커리어 초창기엔 엄청난 운동능력으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006-07시즌 보스턴 유니폼을 입고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챔피언에 등극하며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후엔 정확한 외곽포로 이름을 떨쳤다. 2013-14시즌 피닉스에서 폭발적인 3점슛을 바탕으로 커리어 하이인 평균 15.8점을 올리며 전성기를 보냈다. 데뷔 시즌 30%에 불과했던 3점슛 성공률이 이 시즌엔 40%까지 올랐다. 약점이던 외곽포는 어느새 그린의 최대 강점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2014-15시즌부터 3점슛 성공률이 급격히 떨어지며(40%→35.4%) 출전 기회가 크게 감소했다. 마이애미 히트로 이적하며 성적 반등을 노렸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30대에 접어든 나이와 제한적인 공격 옵션으로 NBA에서 그린의 설 자리는 점점 없어져 갔다.

이번 시즌을 앞두곤 밀워키 벅스와 계약했지만 개막 전 방출 당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렇게 잊혀져 가는 듯했던 그린은 휴스턴과 지난해말 비보장 계약을 맺으며 어렵게 기회를 잡았다.

▲ 제럴드 그린은 짧은 시간 안에 휴스턴 로케츠에서 자신의 실력을 입증했다.
휴스턴과 그린이 맺은 비보장 계약은 말 그대로 남은 시즌이 보장되지 않은 계약이다. 계약서에 따르면 1월 8일 이전까지 휴스턴이 그린을 언제든지 내보낼 수 있었다. 다만 8일 이후에도 휴스턴이 그린을 내보내지 않는다면 잔여 시즌까지 계약이 자동 보장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린은 올 시즌 첫 경기였던 지난해 12월 29일 보스턴전에선 무득점에 그쳤지만 다음 경기에서 워싱턴 위저즈를 상대로 3점슛 4개 포함 18득점하며 슛 감각을 끌어 올렸다. LA 레이커스전에도 3점슛 2개를 넣는 등 10득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어느덧 그린은 폴 트레이드로 루 윌리엄스, 샘 테커, 몬트레즐 해럴이 LA 클리퍼스로 가며 약해진 휴스턴 벤치에 없어선 안 될 존재로 올라섰다.

결국 휴스턴도 그린의 비보장 계약을 보장 계약으로 전환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5일 휴스턴이 그린의 남은 시즌 계약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린이 받는 올 시즌 연봉은 87만 2천 달러(약 9억 3천만 원)다. 

올 시즌 휴스턴에서의 생활이 보장된 그린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까? 그린의 득점 행진이 계속되고 하든이 부상에서 돌아온다면 휴스턴 특유의 3점 농구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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