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SK 와이번스 잠수함 투수 박종훈(27)은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9경기에 등판해 12승7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하며 데뷔 첫 10승을 달성했다. 151⅓이닝을 던지면서 처음으로 규정 이닝도 채웠다.

그러나 만족은 없다. 오히려 더 빠르게 자신을 재촉하고 있다. 대부분의 투수들이 손에서 공을 놓는 12월과 1월에도 투구 훈련을 하고 있다.

투수들은 추운 시기엔 공을 던지지 않는다. 박종훈은 달랐다. 시즌이 끝난 이후 지금까지 공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물론 포수를 앉혀 놓고 던지는 정식 투구는 아니다. 하지만 네트 스로는 지금껏 멈춘 적이 없다. 올 시즌의 성공을 더 큰 결실로 이어 가기 위해서다. 손끝에서 감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절박한 심정이 이 시기의 투구 훈련을 이끌고 있다.

박종훈은 제구력이 좋지는 않다. 지난해 볼넷은 91개에서 61개로 줄었지만 몸에 맞는 볼은 23개에서 25개로 늘었다. 아직 자신의 공을 완전히 컨트롤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세부 데이터를 보면 박종훈의 약점은 좀 더 도드라진다.

박종훈은 좋았을 때(퀄리티스타트)와 안 좋았을 때(비 퀄리티스타트) 투구 밸런스가 큰 차이를 보였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스플리터를 던졌는데 좋았을 때와 안 좋았을 때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이 다 달랐다.

안 좋았을 때 오히려 더 오래 공을 들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패스트볼의 경우 1.53cm와 1.58cm, 슬라이더 1.38cm와 1.44cm 스플리터 1.50cm와 158m로 차이가 매우 컸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정도 차이는 '안정감'을 말하기엔 분명 부족하다. 

안 좋을 땐 확실히 제구가 흔들렸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퀄리티스타트 때 패스트볼의 헛스윙 비율은 7.09%로 못했을 때 4.29%를 크게 상회했다.

볼이 되는 비율도 큰 차이를 보였다. 퀄리시스타트 때 볼 비율은 31.17%로 낮아졌으나 안 좋았을 땐 35.64%로 크게 높아졌다.

거의 대부분의 공이 제구 면에서 안 좋은 결과를 냈다. 박종훈에게 중요한 건 제구력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좋았을 때와 안 좋았을 때 차이가 컸기 때문에 박종훈은 지금도 공을 놓을 수 없는 것이다.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손끝의 감각을 익히기 위해 공을 던지며 땀을 흘리고 있다. 그 목표는 일단 일정한 익스텐션을 유지하는 것이 될 전망이다.

박종훈이 혹한의 투구 훈련으로 자신만의 밸런스를 완전히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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