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한이(왼쪽)-조동찬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이승엽이 전담했던 삼성 라이온즈 지명타자 자리에는 누가 들어갈까.

지난 시즌 삼성 지명타자 자리는 국민 타자 이승엽 소유였다. 불혹 타자 이승엽은 커리어 마지막 시즌을 맞아 1루수 선발이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이야기를 꺼냈고 고정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섰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이승엽은 은퇴했고 올 시즌 삼성 지명타자 자리는 공석이 됐다.

대개 지명타자는 수비에 약점이 있지만 타격이 뛰어난 선수 또는 체력 관리가 필요한 타자가 맡는다. 지명타자는 방망이 하나만으로 야수를 평가하는 유일한 포지션이다. 수비에 나서지 않는 만큼 방망이만으로 결과를 내야 한다. 

김한수 감독에게 이승엽이 빠지면서 생긴 지명타자 공백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자 "옵션이 많다. 다린 러프, 박한이, 조동찬이 나설 수 있다. 러프는 1루수지만 전 경기 1루수 선발 출전은 쉽지 않다. 박한이는 외야 수비할 수 있고 조동찬도 내야 수비가 가능하다. '누가 지명타자다, 누가 1루수다'를 정해놓기 어렵다. 옵션이 많기 때문에 고정하기 보다는 선수 몸 상태에 따라서 기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한이는 지난 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KBO 최초 17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는 달성하지 못했으나 '건강한 박한이' 안타 생산 능력은 KBO 리그 최정상급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빼어나다. 조동찬은 건강하다는 전제 아래 박한이보다 장타 생산력이 더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방망이만 봤을 때 부족하지 않다.

과거 두 베테랑 타자들은 호타준족으로 불렸다. 시간이 흘렀고 이제는 준족으로 보기는 어렵다. 무릎 부상 경력도 있고 30대 중후반인 선수들이다. 펄펄 날아다니며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하던 때는 과거가 됐다. 빠른 발을 기반으로 한 수비력이 예전과 비교했을 때 부족하다. 

지난 시즌 박한이가 뛰었던 좌익수 자리에는 김헌곤 배영섭과 군 복무를 마친 박찬도가 나설 수 있다. 내야 유틸리티 조동찬은 어느 포지션에서 주선으로 나설지 장담할 수 없다. 3루에는 이원석이 있고 유격수와 2루수에는 김상수, 강한울, 김성훈, 안주형 등 여러 젊은 선수들이 있다. 1루에는 러프가 있다. 공수 경쟁력에서 두 베테랑이 우위에 있다고 쉽게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아직 스프링캠프가 열리지 않아 김 감독 계획이 확정은 아니다. 두 선수가 젊은 선수들을 제치고 수비 포지션을 차지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무주공산이 된 지명타자 자리에 타격에 재능있는 선수들이 도전장을 내밀 수도 있다. 경쟁에서 밀린 경우에는 지명타자를 노릴 수도 있다. 두 선수 수비력에 지명타자 주인이 바뀔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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