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천안, 김민경 기자]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최 감독의 침묵은 선수들에게 더 따끔하게 다가갔다. 

현대캐피탈은 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시즌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4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9, 25-20, 22-25, 25-18)로 이겼다. 현대캐피탈은 15승 7패 승점 48점을 기록하며 2위 삼성화재와 승점 5점 차로 거리를 벌렸다. 

승리에 취해 크게 웃지 않았다. 인터뷰실에 들어온 최 감독의 얼굴은 경기에 졌을 때보다 더 굳어 있었다. 3세트가 문제였다. 현대캐피탈은 3세트 범실 12개를 저지르며 한국전력이 추격할 기회를 내줬다. 최 감독은 작전 타임 때 아무 말 없이 선수들이 생각할 시간을 줬다. 현대캐피탈은 다시 분위기를 추스려 4세트 만에 경기를 끝냈다.

최 감독은 "3세트 같은 경기를 해서는 안 된다. 선수들이 오늘(9일)은 스스로 느꼈으면 했다. 마음 자세도 그렇고 선수들이 어떻게 경기를 준비했는지 생각했으면 했다. 밝게 즐겁게 하는 것과 멋을 부리면서 하는 건 완전히 다르다. 우리 선수들이 멋을 부리려는 게 보였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프로 선수라면 프로답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중간에 집중력이 흔들린다는 건 문제가 있는 거 같다"고 덧붙였다.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데 자만심을 느끼지 않길 바랐다. 최 감독은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지금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여유가 있다고 여유를 부리는 아마추어같은 생각을 하면 안 된다. 평소에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데, 선수들이라서 가끔 잊을 때가 있다. 그런 걸 차츰 줄여 나가면서 더 좋은 경기를 해야 할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선수들은 최 감독의 메시지를 무겁게 받아들였다. 안드레아스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런 경험을 많이 했다. 감독님이 아무 말 안 하고 그냥 나가는 그런 행동으로 무언의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세터 노재욱은 "안일한 플레이를 했다. 쉽게 갈 수 있는데 어렵게 가는 플레이를 했다. 내가 공격수를 믿고 올려줬어야 했는데, 범실이 나오면서 많이 당황했던 거 같다. 4세트를 앞두고 우리가 이런 상황을 만들었으니까 더 파이팅 하자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숙소로 돌아가 선수들과 대화를 하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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