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환(왼쪽)과 한동민 ⓒ스포티비뉴스 DB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밀어 치기는 이상적 타격을 말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메뉴다. 극단적인 잡아당기기형 타자들은 거포가 될 수는 있어도 정확성에선 손해를 본다는 것이 야구의 일반적 이론이다.

하지만 밀어 치기가 모든 것의 해답은 아니다. 상황에 맞는 배팅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누가 얼마나 잘 밀어 쳤는가를 살펴보면 밀어 치기에 대한 진실 혹은 거짓이 밝혀진다.

지난 시즌 가장 많은 밀어 치기 비율을 보인 선수는 강한울(삼성)이다. 75%의 타구를 밀어 쳐서 보냈다. 그 뒤를 안익훈(LG 72%)과 고종욱(넥센 65%)가 이었다. 4위 이동훈(한화)까지 대부분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들 이름이 올라 있다.

이 선수들은 파워로 타구를 만들어 내는 선수들이 아니다. 공을 때린다기 보다는 결대로 받아 쳐 탄성을 이용하는 타격을 한다. 자연스럽게 밀어 치기가 많을 수 밖에 없다. 또한 3-유간으로 깊이 땅볼을 날리면 어렵지 않게 내야안타를 얻어 낼 수 있는 선수들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자신들의 장기를 살리기 위해 밀어 치기를 활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밀어 치기가 많은 선수 가운데에서는 손아섭(롯데 63%)이 가장 눈에 띈다. 손아섭은 지난해 생애 처음으로 20홈런 고지에 올라섰다. 파워로도 한결 상승된 내용을 보여 줬다. 그러면서도 밀어 치기의 비율이 매우 높았다. 정확성과 파워를 겸비한 타자로 계속 업그레이드가 되고 있다는 걸 뜻한다.

그렇다면 밀어 치기로 가장 재미를 많이 본 선수는 누구였을까. 정답은 한동민(SK)이다.

한동민은 홈런 타자로서 이름을 먼저 알렸다. 하지만 무조건 힘껏 당기기만 하는 유형의 타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성적에서 알 수 있다. 밀어 친 타구의 타율이 5할이나 된다. 은퇴한 이호준도 거포 이미지와는 다르게 밀어 쳐서도 좋은 결과를 많이 만들어 냈다. 밀고 당기기가 자유자재로 된 좋은 타자들이라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흥미로운 것은 많이 밀어 친 선수들이 타율에선 이름을 대부분 올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표본이 많은 때문이기도 하지만 밀어 치는 것과 밀려 치는 것의 차이에서 온 변화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알아볼 것은 밀어 치면서도 파워를 실은 선수들의 면면이다. 밀어 친 홈런의 비거리를 보면 그 타자가 얼마나 놀라운 파워를 지니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1위는 단연 김재환이다. 김재환은 밀어 친 홈런의 평균 비거리가 123.83m나 됐다. 전국 어느 구장에서도 밀어서 넘길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약물의 유혹에 넘어가지만 않았다면 그가 얼마나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선수인지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약물 전력은 그의 파워에 대한 평가를 반감시키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지난해 타격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이성열과 외국인 거포 로사리오(한화)도 120m가 넘는 밀어 치기 비거리를 기록했다.

전형적인 홈런 타자라고 할 수는 없는 버나디나(KIA)나 민병헌(롯데) 등이 이름을 올린 것이 눈에 띈다.

밀어 치기 최장 거리 기록은 이성열이 갖고 있다. 이성열은 밀어 쳐서도 137.96m라는 어마어마한 비거리를 기록했다. 그 뒤를 김재환이 바싹 쫓았으며 박석민(NC) 김태완(넥센) 등이 밀어 쳐서도 멀리 타구를 보낸 선수들로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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