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구-투구 추적 시스템 트랙맨 데이터로 2017년 니퍼트가 잠실 구장에서 허용한 타구들을 수원kt위즈파크에 대입했다. ⓒ 디자이너 김종래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kt 위즈로 팀을 옮긴 외국인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2017년에도 수원kt위즈파크를 홈으로 삼고 뛰었다면 어떤 결과를 만들었을까.

니퍼트는 자타공인 KBO 리그 역사에 남을 최고 외국인 선발투수다. 2011년 두산 베어스에서 KBO 리그에 도전장을 던진 니퍼트는 185경기에서 94승 43패 평균자책점 3.48로 활약했다. 다니엘 리오스가 가진 역대 외국인 선발투수 최다승인 90승도 넘었고 6승을 더하면 최초 100승 고지를 밟는다. 두산과 재계약이 힘든 듯 보였던 니퍼트는 kt 유니폼을 입고 새롭게 출발한다.

니퍼트가 최고 외국인 투수지만 불안 요소는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탈(脫)잠실'이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지난 시즌 구장별 파크팩터에 따르면 잠실은 홈런 파크팩터가 0.758이다. 1을 기준으로 수가 클수록 타자에게 유리하고 작을수록 투수에게 유리하다. 잠실은 투수를 위한 구장이다. 반대로 수원kt위즈파크 올 시즌 홈런 파크팩터는 1.030이다.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가 1.031, 마산구장이 1.028로 위즈파크와 비슷하다.

지난 시즌 니퍼트가 잠실이 아닌 kt위즈파크를 홈으로 썼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나 단순 대입으로 비교는 해볼 수 있다. 타구-투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를 사용해 지난 시즌 니퍼트가 잠실에서 허용한 타구를 kt위즈파크에 그대로 대입했다.

니퍼트는 지난 시즌에 잠실에서 8피홈런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을 포함하면 10피홈런이다. 타구-투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로 봤을 때 야구공 모양에 빨간 테두리가 그려진 그림이 니퍼트가 지난 시즌 잠실에서 기록한 피홈런이다. kt위즈파크 담장을 빨간 점선으로 표시하자 홈런으로 변하는 타구가 늘었다. 외야에서 아웃으로 처리된 타구 4개, 안타 타구 1개, 2루타 타구 3개가 홈런으로 바뀌었다. 

시즌 기록만으로 따졌을 때 지난 시즌 니퍼트가 kt위즈파크에서 뛰었다면 16피홈런을 기록하게 된다. 니퍼트가 한 시즌에 16홈런 이상 허용한 경우는 2014년과 지난 시즌 단 두 번뿐이다. 홈에서만 16피홈런이고 원정 12피홈런을 더하면 28피홈런이 된다. 니퍼트 단일 시즌 최다 피홈런 기록이다. 

28피홈런은 단순 덧셈으로 여러 사안을 고려하지 않은 기록이지만 불안 요소를 단번에 체감할 수는 있다. 니퍼트가 kt위즈파크에서 부진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두산과 재계약 불발이 자극제가 되거나 수원에서 새 출발이 새로운 동기부여가 돼 더 빼어난 성적을 거둘 수도 있다. 아직 뚜껑을 열리지 않은 현재에는 잠실을 떠난다는 불안 요소를 지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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