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경호는 '4단계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마지막 점검 중인 강경호. ⓒ팀 매드 제공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양성훈 팀 매드 감독은 종합격투기 선수의 성장에 4단계가 있다고 밝힌다.

①1단계는 격투기 기술을 배워 순간적인 반응으로 싸우는 수준 ②2단계는 복싱·주짓수·레슬링 등 한 가지 분야에만 특화된 이종격투기 선수 ③3단계는 종합격투기 공식을 아는 레벨 ④4단계는 종합격투기 공식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자기만의 길을 찾은 완성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양 감독은 지난 6일 팀 매드 코리아(facebook.com/teammadkorea)와 인터뷰에서 "수학에서 곱하기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 큰 차이가 있듯, 종합격투기 공식을 아는 3단계 선수들은 2단계와 큰 차이가 난다. 4단계 선수들은 공식을 확실히 깨우치고 자기만의 거리, 풋워크, 움직임의 목적을 갖고 계획을 세워 싸운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오는 15일 UFC 파이트 나이트 124에서 3년 4개월 만에 복귀하는 '미스터 퍼펙트' 강경호(30, 부산 팀 매드/㈜성안세이브)가 3단계에서 4단계로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강경호에게 새로운 스타일을 입히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 바로 나올지 모르겠지만, 많이 달라진 강경호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군대 다녀오기 전 강경호는 2단계 선수였다. 레슬링과 그라운드 포지셔닝(유리한 자세와 위치를 잡는 능력)에만 특화돼 있었다. 이번 경기는 4단계로 가기 위한 첫 시험 무대다. 얼마큼 바뀌었을지 확신할 수 없으나 준비를 많이 했다"고 했다.

강경호는 2015년 3월 입대했고 2016년 12월 전역했다. 지난해 9월 일본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17 출전을 바랐는데, 양 감독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복귀 시기를 늦췄다. 4단계로 가기 위해선 타격 능력과 전환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봤다.

강경호는 2007년 스피릿MC에서 프로로 데뷔해 2012년 로드FC 밴텀급 챔피언에 오를 때까지 11승 6패 전적을 쌓았다. 서브미션 승리가 8번이었다. 2013년 UFC에 진출하고 1무효 1패를 기록하다가 입대 전 2연승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복귀전에서 상승세를 이어 가야 하는 강경호는 자신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얼마나 4단계에 근접했는지 옥타곤 위에서 느끼고 싶어 한다. 기대감을 안고 있다. 지난 4일 대회가 열리는 세인트루이스로 이동해 훈련하면서 "군대에서 너무 경기가 하고 싶었다. 갇혀 있어 답답했다. 지금 이렇게 미국에 와서 운동하고 감량하는 과정이 행복할 따름이다.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으니까"라며 싱긋 웃었다.

양 감독의 말처럼 종합격투기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다고 밝혔다. "예전에는 내가 잘하는 걸 쓰기만 했다. 이젠 나름대로 종합격투기의 정의를 내리게 됐다. 철학도 생겼다. 깊이 고민하고 있다. 이런 생각들이 실제 경기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상대 구이도 카네티(38, 아르헨티나)는 7승 2패의 파이터. 여러 전문가들은 강경호를 톱 독으로 올려놓고 있다. 그러나 강경호는 상대보다 자신에게 집중한다. 곁에 없어지니까 알게 된 종합격투기의 소중함을 마음껏 느끼면서.

강경호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선수로 성장한다. 목표한 바를 이뤘을 때 성취감도 있다. 이 운동의 매력이 아닐까. '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해서 하자. 나중이 되면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거니까. 즐기면서 멋지게 싸우자'는 생각으로 복귀전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강경호의 별명은 '미스터 퍼펙트'다. 하지만 아직 미생(未生)이다. 계속해서 완생(完生)으로 나아간다. 프로 생활 11년의 노력이 빛을 발할 때다.

UFC 파이트 나이트 124는 오는 15일 생중계된다. 언더 카드는 아침 8시부터 스포티비, 스포티비 온, 스포티비 나우에서 볼 수 있다. 메인 카드는 낮 12시부터 스포티비 온, 스포티비 나우에서 시청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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