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바르사 감독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바르셀로나 1년 차 감독. 2002년부터 16년 간 감독을 했지만 아틀레틱 빌바오, 비야레알, 올림피아코스, 발렌시아 등 '소위' 빅클럽이라고 말할 수 있는 구단에 발을 담근 적이 없었다. 2017-18시즌을 앞두고 바르사에 부임한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 이야기다.  

발베르데 감독은 2017년 여름 바르사 지휘봉을 잡았다. 레알 마드리드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연패 등 성과를 냈고, 핵심 공격수 네이마르가 '꿈'을 향해 프랑스로 떠났다. 온전하지 못한 상태와 압박 속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바르사는 네이마르의 공백으로 휘청였다. 초반엔 그랬다. 레알 마드리드와 시즌 전 치른 수페르코파 2경기에서 모두 졌다. 수적 우세한 경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없는 레알을 상대로 바르사는 완벽하게 무너졌다. 

우려와 달리 바르사는 시즌 개막 이후 견고성을 찾았다. 리그 18경기에서 15승 3무,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한 각종 컵대회에서 7승 3무까지. 개막 이후 5대 리그에서 아직 공식 대회 패배가 없는 팀은 바르사가 유일하다. 

이제 시즌이 절반 지났다. 네이마르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우스망 뎀벨레가 장기 부상에서 회복했고, 필리페 쿠치뉴와 예리 미나가 합류했다. 발베르데 감독은 이제 시즌을 망라한 그림을 그리려고 한다.

발베르데 감독은 앞서 셀타비고와 치른 코파 델 레이 8강 1차전 경기까지만 하더라도 선수단 운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기 꺼려했다. 조심성이 많고 차분한 그는 새해가 되고 팀이 안정되자 자신의 '그림'을 살며시 공개했다.

"나는 항상 적은 스쿼드로 구단을 꾸리기 원합니다. 20명의 다른 선수단을 이끌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많은 선수에게 기회를 줄 수 없고, 더 많은 로테이션을 해야 합니다. 구단에서 신경 써야 할 바르사 B 팀도 있습니다." 

바르사는 지난여름부터 뎀벨레를 비롯해, 넬송 세메두, 헤라르드 데울로페우, 파울리뉴, 쿠치뉴, 미나를 영입했다. 이제 바르사 1군엔 골키퍼 2명, 수비수 10명, 미드필더 8명, 공격수 6명 등 총 26명이 뛴다. 발베르데 감독은 비대한 선수단은 운영하기도 쉽지 않고 균형이 잡기 쉽지 않다고 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아르다 투란, 데울로페우, 안드레 고메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알레시 비달이 1월 중 이적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언급한 선수들은 오랫동안 기회를 잡지 못했는데, 팀을 떠나고자 하는 선수 개인의 요구도 있지만, 선수 판매는 균형있는 스쿼드를 원하는 발베르데 감독의 의사이기도 하다.  

발베르데 감독은 최근 1년 사이 구단 역대 최다 이적료 지출과 라 마시아(바르사 유소년 양성소) 출신 기용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접근했다.

"바르사는 (철학은) 항상 같습니다. 현재 최고의 선수가 있듯, 언제나 세계 최고의 선수를 영입해 왔습니다. 우리가 차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같은 능력 있는 유소년 선수를 양성해 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물론 최근에 이러한 경우가 줄어든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세계 최고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최고의 선수를 영입해야 합니다."

발베르데 감독은 현실을 냉정하게 봤다. 바르사는 세계 최고의 구단이기 때문에 최고의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는 점, 과거보다 라 마시아 출신이 줄었지만 구단의 위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라고 봤다. 

하지만 발베르데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유벤투스 원정에서 메시를 선발에서 과감하게 제외하고, 비중이 낮은 컵대회에선 '신예' 호세 아르나이스, 카를로스 아레나 등 바르사 B팀 소속 유망주 기용하기 꺼리지 않는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 이후 옅어진 전술의 실험성과 구단의 방향성을 회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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