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킹' 손흥민.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손흥민의 상승세가 무섭다. 단순히 흐름이 좋아서? 아니다. 팀에 완벽히 녹아든 손흥민의 경기력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14일 오전 2시 30분(한국 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2017-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3라운드 에버턴과 경기에서 4-0으로 이겼다. 

가장 눈에 띈 활약을 펼친 선수는 바로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었다. 손흥민은 홈에서 5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저메인 데포의 구단 최고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손흥민은 전반 26분 선제골을 기록했고, 후반 2분 만에 해리 케인의 득점을 도우면서 맹활약했다. 위치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활약에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에게 평점 9점을 부여하면서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로 꼽았다.


"손흥민의 최근 활약은 엄청나다. 첫 번째 골은 진짜 '골잡이'의 마무리였다."  - 英 인디펜던트 

[영상 00:34~01:19, 03:14~03:59] 전반 26분 득점 장면에서 손흥민은 전개 과정에 관계된 상태가 아니었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침투 패스를 기다리면서 쇄도하다가, 반대편 오리에 쪽으로 공이 전개되자 다시 오리에의 크로스를 받기 좋은 위치로 움직였다.

후반 31분에도 영리한 움직임이 위협적인 찬스로 이어졌다. 델레 알리가 공을 잡자, 손흥민은 곧장 공간을 향해 침투했다. 공간으로 파고들면서 가속해 수비를 끌어당긴 뒤 절묘한 드리블로 수비를 속이고 강력한 슛을 날렸다.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매서운 움직임이었다.

골을 넣기 위해서 꼭 수비수를 직접 드리블로 제칠 필요가 없다. 골이 어디서 터질지 감지하는 '후각'이 한 단계 발전했다. 동료들의 움직임을 잘 읽고, 필요한 위치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혼자서도, 또 동료들과도 잘하는 손흥민은 점점 더 막기 어려운 선수가 되고 있다.

"두 번째 골에서 손흥민의 활약은 훨씬 뛰어났다. 케인의 득점 장면 전에 존조 케니를 두고 공을 끌어 당긴 뒤 페널티박스 안으로 성큼 들어갔다." - 英 인디펜던트 

[영상 01:20~02:11, 02:48~03:13] 선제골 장면이 골잡이로서 후각을 보였다면, 후반 2분 두 번째 골을 도운 장면에선 측면 윙어다운 공간 활용과 드리블 돌파를 자랑했다. 손흥민은 전진 드리블을 할 때, 그리고 공간이 있을 때 위협적이다. 전진 드리블을 치면서 에버턴의 수비진을 뒷걸음질하게 만든 뒤 반대편으로 공을 강하게 꺾었다. 문전의 케인은 손쉽게 마무리했다.

후반 13분에도 수비 배후에서 공을 받은 뒤 직접 중앙까지 돌파해 환상적인 왼발 슛을 날렸다. 골대가 야속했을 완벽한 장면이었다. 양발을 두루 잘 쓰는 손흥민은 수비수들에게 골칫거리일 수밖에 없다.

"손흥민처럼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선수들이 있어 기쁘다. 그는 스트라이커가 아니지만 스트라이커처럼 뛸 수 있고, 윙어가 아니지만 측면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또한 '10번(공격형 미드필더)'은 아니지만 같은 위치에서도 활약할 수 있다. 스쿼드에는 좋은 일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英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영상 02:12~02:47] 날카로운 침투패스도 가능하다. 델레 알리가 측면으로 빠지면서 공을 받는 순간 손흥민은 중앙으로 위치를 이동하면서 원터치패스를 연결받았다. 중앙의 알리와 순간적인 스위칭 플레이로 수비 조직을 흔들어놓은 뒤 알리의 발 아래 완벽한 패스를 넣었다. 손흥민은 골만 넣는 선수가 아니다.

손흥민의 경기 흐름을 읽는 눈이 더욱 노련해졌다. 상황에 적합한 판단을 내리면서 토트넘의 공격에 완벽히 녹아들고 있다. '오프 더 볼(공을 잡지 않은 상황)'에서 움직임이 더욱 영리하고 날카로워졌고, 기존에 장점으로 꼽혔던 '온 더 볼(공을 잡은 상황)' 상황에서도 드리블을 어떻게 시도할 것인지 정확하게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동료와 연계 플레이에도 한층 민감해졌다. 솔로 플레이어로서도, 팀 플레이어로서도 손흥민은 토트넘의 공격에 핵심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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