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정상을 향해 가던 '코리안 슈퍼 보이' 최두호(26, 부산 팀 매드/사랑모아통증의학과)가 페더급 랭커의 벽에 또다시 막혔다.

최두호는 15일(한국 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스콧데일 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24 메인이벤트에서 페더급 9위 제레미 스티븐스(31, 미국)에게 2라운드 2분 36초에 파운딩 TKO로 졌다.

지난 2016년 11월 당시 랭킹 4위였던 컵 스완슨전에 이어 2연패다. UFC에 오고 나서도 2번째 패배다. 연패도, TKO패도 종합격투기에 데뷔하고 17번째 경기 만에 처음이다.

지난 3년 동안 UFC, 벨라토르, WSOF 등 미국 주요 종합격투기 대회에서 남자 페더급 선수들의 KO 확률은 29%. 최두호의 KO율은 79%, 스티븐스의 KO율은 65%로 둘 다 체급 내에서 손꼽히는 타격가다.

이를 의식한 듯 두 파이터는 평소와 달리 주먹을 아끼고 신중하게 맞섰다.

그동안 주먹을 썼던 최두호는 시작부터 킥을 터뜨렸다. 킥은 스티븐스의 무기. 최두호의 초반 전략은 스티븐스의 예상을 벗어난 전개였다.

그러나 스티븐스는 40번 넘게 싸워 온 베테랑이다. 최두호의 전략에 말리지 않고 신중히 카운터펀치를 내면서 최두호를 몰아세웠다.

최두호는 펀치 콤비네이션으로 반격하려 했다. 그러나 스티븐스의 어퍼컷, 뒷손 카운터가 워낙 위협적이라 쉽게 주먹을 내기가 어려웠다.

2라운드 중반 스티븐스의 앞손 잽과 어퍼컷을 하나씩 적중하면서 흐름을 잡아갔다. 그러다가 2라운드 중반 최두호가 레그킥을 시도하려던 찰나 스티븐스가 최두호의 얼굴에 오른손 훅을 터뜨렸다. 최두호는 크게 휘청였다. 큰 충격에 좀처럼 중심을 잡지 못했다.

이때부터 흐름이 완전히 넘어갔다. 기세를 잡은 스티븐스가 최두호를 더욱 거세게 몰아세웠다. 오른손 훅에 최두호가 쓰러졌다. 스티븐스는 오른손 주먹을 강하게 내리쳤다. 숨 돌릴 새 없이 망치 같은 엘보 파운딩으로 경기를 끝냈다.

16승으로 UFC 최다 KO승 2위에 올라 있던 스티븐스는 17번째 KO 승리를 거두고 포효했다. 최다 KO승 앤더슨 실바와 1승 차이다.

스티븐스는 이례적으로 최두호의 한국인 통역을 불렀다. "최두호는 매우 거칠었다. 그와 싸워서 힘들었다. 한국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링 러스트 없다' 강경호 복귀전 승리

3년 4개월 만에 다시 선 옥타곤. 강경호(30, 부산 팀 매드/㈜성안세이브)는 낯설었던 듯 몸이 무거웠다. 상대 구이도 카네티(38, 아르헨티나)에게 경기 초반 주도권을 내줬다다. 카네티의 빠른 로킥과 헤드킥을 허용했고 1라운드 중반엔 오른손 훅을 맞고 휘청이다가 테이크다운을 당했다. 좀처럼 공격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그러나 강경호는 2007년부터 싸워 온 베테랑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감각이 깨어났다. 카네티의 맹공에 몰렸을 때 본능이 번뜩였다. 순간적으로 허리를 숙여 카네티를 잡아 메쳐 반격했다.

강경호에겐 위기가 곧 기회였다. 그라운드 싸움에서 카네티가 강경호를 머리 위로 번쩍 들어 올려 펜스로 몰았다. 그러자 강경호는 두 다리와 두 손으로 카네티의 목을 감싸 슬램을 봉쇄했다. 강경호는 아래로 내려가면서 카테니의 목을 더 단단히 조였다. 1라운드 종료가 임박했을 때 카네티가 탭을 쳤다. 동물적인 움직임으로 얻은 승리였다.

2014년 9월 20일 다나카 미치노리와 경기를 끝으로 군 복무 등으로 옥타곤을 떠났던 강경호는 3년 4개월 만에 복귀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시미즈 순이치, 다나카에게 이어 UFC 3연승을 이어 갔다. 통산 전적은 14승 7패 1무효. 10번째 서브미션이자 4번째 트라이앵글 초크 승리다.

강경호는 "옥타곤 떠나 있는 동안 너무 (이곳에) 오고 싶었다. 오랜만에 경기라서 잘 풀리지 않았는데 이기고 나니까 행복하다"고 말했다.

UFC '아이돌' 밴젠트 플라이급에서도 패배

귀여운 외모와 발랄한 매력으로 북미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여성 스트로급 랭킹 10위 페이지 밴젠트(23, 미국)는 레슬링을 기반으로 하는 파이터다. UFC에 와선 타격을 가다듬어 경쟁력을 갖췄다. 감량으로 고생하다가 최근 신설엔 UFC 플라이급으로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이번 상대 제시카 로즈 클락(30, 호주)는 체급을 올린 밴젠트와 반대다. 여성 밴텀급에서 체급을 내렸다. 밴젠트보다 완력이 한 수 위였다. 1라운드와 2라운드에 밴젠트는 로즈 클락을 클린치하고 테이트다운하려 했지만 어려웠다. 로즈 클락의 힘이 더 좋았다. 외려 로즈 클락이 계속해서 밴젠트를 테이크다운했다.

밴젠트는 3라운드에서 아웃파이팅으로 전략을 바꿨다. 로즈 클락의 타격 거리 밖에서 공격하는 방식이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3라운드만으로 경기를 뒤집기엔 무리였다. 플라이급 데뷔전에서 쓴잔을 마셨다. 2연패, 최근 3경기에서 1승 3패로 부진하다.

우스만 7전 전승 "코빙턴 겁쟁아!"

웰터급 3위 콜비 코빙턴(29, 미국)이 무서워하는 레슬러가 있다?

우스만은 에밀 믹(29, 노르웨이)과 대결을 앞두고 "원래 코빙턴과 내가 이 대회 메인이벤트에서 경기할 예정이었는데 그가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카마루 우스만(30, 나이지리아)의 별명은 나이지리아 악몽(nightmare)이다. 한 번 잡으면 놓아 주지 않아서다. '스턴 건' 김동현과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한국에선 '매미'로 불린다. 우스만은 원체 힘이 세고 그라운드에서 움직임이 좋다. 고등학교 때 레슬링 전적이 53승 3패였다. UFC에서도 승승장구. 6연승으로 웰터급 10위까지 올랐다.

우스만의 레슬링과 체력은 엄청났다. 시작부터 저돌적인 태클로 쉴 새 없이 믹을 몰아쳤다. 클린치하면 마치 한 체급 아래 선수를 상대하듯 가뿐히 들어서 넘겼다. 경기 내내 상위 포지션에서 믹을 두드리면서 가볍게 3-0 판정승을 거뒀다. 마치 지난달 라이트급 2위 하빕 누르마고메도프가 에드손 바르보자를 상대로 보여 줬던 압승 같았다.

UFC에서 7전 전승을 이어 간 우스만은 불만 섞인 표정으로 "코빙턴 도망가지 말고 나와 붙자. 데이나 화이트 대표, 끝나고 이야기 좀 하자"고 외쳤다.

마이클 존슨 페더급 데뷔전 패배

UFC에서 가장 빠른 선수. 라이트급 랭킹 10위 마이클 존슨(31, 미국)은 페더급에서도 여전히 빨랐다. 아니 더 빨랐다. 속도 있는 펀치로 페더급 10위 대런 엘킨스(33, 미국)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앞손 뒷손 펀치가 1라운드 내내 엘킨스의 얼굴에 쌓였다. 엘킨스는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고 다리를 휘청거렸다.

기세가 너무 올라서일까. 존슨은 2라운드에서 너무 쉽게 백을 내줬다. 엘킨스가 리어 네이키드 초크를 걸었다. 존슨은 얼마 지나지 않아 탭을 쳤다. 1라운드에 밀어붙이다가 후반에 흐름을 빼앗기는, 존슨이 경기를 내주는 흔한 패턴이다. 고질적인 그라운드 약점도 여전했다.

최근 5경기에서 1승 4패로 부진해 페더급으로 변화를 모색했던 존슨은 첫 경기에서 쓴잔을 마셨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저스틴 게이치전에 이어 3연패에 빠졌다. 통산 전적은 17승 13패가 됐다.

엘킨스는 페더급에 떠오르는 강자다. 6연승으로 상승세를 이어 갔다. 페더급 챔피언 맥스 할로웨이에 이어 체급 내 최다 연승 2위 기록이다. UFC에선 첫 서브미션 승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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