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구 속도도 중요하지만 타구를 잘 띄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상적인 발사각도 안에 타구를 집어 넣기 위한 타자들의 노력이 야구계를 지배하고 있다.
반대로 투수들은 타자들의 이런 노력을 무력화 시켜야 한다. 땅볼을 많이 유도할 수 있는 투수가 점점 더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다. 땅볼로 타자를 맞춰잡는 능력을 갖춘 투수들은 스카우트 대상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외국인 투수를 구할 때도 이 이론은 중요하게 적용되고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 기술의 발달로 타자들의 파워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게다가 가뜩이나 구장 규모가 작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땅볼 유도형 투수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밖에 없다.
또한 땅볼이 많은 타자들도 환영받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 FA를 신청했지만 여전히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최준석의 경우 같이 발이 느리지만 이대호(0,70)보다 두 배 높은 1.40의 땅볼 아웃/뜬공 아웃 비율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 프로야구에서 땅볼을 가장 잘 유도하는 투수는 누구일까. 또한 도대체 어떤 공이 땅볼을 유도해 내는 것일까.
우선 지난해 가장 높은 땅볼 아웃 비율을 기록한 선수는 kt 돈 로치였다. 로치는 대표적인 싱커볼러다. 퇴출의 아픔을 겪어야 했지만 그의 땅볼 유도율은 67.70%나 됐다. 안타가 빠진 땅볼 데이터이기 때문에 훨씬 순도가 높았다.
로치를 '불운한 투수'라고 부르는 이유다. 로치는 땅볼을 유도하며 타자들의 파워를 피해갔지만 전체 실책 1위인 kt의 부실한 수비는 로치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2위가 원종현이라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원종현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위주의 투수다. 그런데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는 땅볼을 유도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구종은 아니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럼에도 원종현은 많은 땅볼을 유도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힘으로 타자를 제압할 수 있는 많지 않은 유형의 투수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데이터에서 보는 것 처럼 땅볼을 많이 유도하는 구종은 스플리터(포크볼 포함)와 싱커(투심 패스트볼 포함)였다.
흔히 땅볼 하면 우투수가 우타자를 상대로 던지는 슬라이더에 타자의 엉덩이가 빠지며 유격수 쪽으로 공이 굴러가는 그림이 먼저 그려진다. 특히 스플리터는 타자의 방망이를 피해 삼진을 유도하는 구종으로 인상에 깊게 남아 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가장 많은 땅볼을 유도한 구종은 스플리터(62.07%)였고 그 다음이 싱커(60.63%)였다. 반면 땅볼 유도에 유리한 것 처럼 느껴졌던 슬라이더는 48.41%에 그쳤다.
구속별로는 131km~135km 구간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스플리터와 싱커가 주로 형성되는 스피드 구간이다.
반대로 우리 투수들의 패스트볼이 가장 많이 형성되는 135km~150km 구간은 모두 50%를 밑도는 모습을 보였다. 어지간한 스피드로는 타자들의 높은 발사각을 이겨내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150km가 넘는 구간에서 다시 50%를 넘어서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A구단 전력분석원은 "타자들의 파워가 향상되며 옆으로 휘는 변화구의 위력이 점차 반감되고 있다. 옆으로 휘는 구종, 특히 슬라이더는 타자의 중심 앞에서 걸릴 수 있다. 일단 앞에서 맞으면 힘이 좋기 때문에 외야로 공을 끌고갈 수 있는 능력이 나오는 것"이라며 "반대로 스플리터와 싱커는 아래로 떨어지는 구종이다. 타자들이 직구 타이밍에 나오다가 포인트가 뒤에서 걸리는 구종이다. 떨어지는 구종이 뒤에서 맞으면 앞으로 끌고나가기 힘들어진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도 중요하지만 점차 스플리터와 싱커를 잘 던지는 투수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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