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윤석민-김강민-송은범.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지난 2014 시즌 종료 후 KBO 리그 FA 시장에는 '대박 계약'들이 속출했다.

미국 무대 도전을 마치고 친정 팀 KIA로 복귀한 윤석민은 당시 역대 FA 투수 최고액이었던 4년 90억 원에 사인했다. 그를 비롯해 최정(SK, 86억원), 장원준(두산, 84억원), 윤성환(삼성, 80억원) 등이 줄줄이 초대형 FA 계약에 성공했다. 당시 FA 계약을 맺었던 20명의 총액을 합치면 740억 원이 넘었다.
 
이처럼 FA 시장을 달궜던 이들이지만 계약 후 활약도는 선수들마다 엇갈렸다. 꾸준하게 자신의 몫을 해낸 선수가 있는 반면 몸값과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이들도 있었다. 윤석민과 SK 김강민, 한화 송은범 등은 올해가 계약 기간 마지막 해지만 지난 3년 동안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아쉬운 FA의 예로 남을 위기에 처했다. 3명 모두 등록 일수 부족으로 올 겨울 FA 재자격도 갖추지 못해 내년부터는 다시 연봉 협상을 하는 일반 선수로 돌아간다. FA 계약 남은 한 시즌이라도 명예 회복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KIA 윤석민 (4년 90억원)
2014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산하 트리플A 팀에서 뛰었던 윤석민은 시즌 내내 빅리그 호출을 받지 못하고 결국 2015년 KIA 복귀를 택했다. KIA가 안긴 금액은 4년 9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12억 5천만원)으로 당시 기준 역대 FA 투수 최고액이었다. 돌아온 에이스를 향한 팀의 기대가 담긴 파격적인 대우였다.

돌아온 첫해 팀의 마무리 보직을 맡아 30세이브를 수확하며 듬직한 활약을 보였지만 이듬해인 2016년부터는 어깨 부상으로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다시 선발 전환을 꾀했지만 생각만큼 구속이 올라오지 않았다. 지난해는 어깨 웃자란 뼈 제거 수술을 받고 시즌 통째로 재활에 쏟아부었다. FA 계약 후 3년 동안 67경기 101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

지난해 KIA의 통합 우승을 지켜보는 윤석민의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을 터. 오키나와에서 일찌감치 재활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그는 올해 명예 회복을 노린다. 여전히 복귀 시점은 미정이지만 윤석민이 건강하게 돌아온다면 KIA 마운드는 더욱 완성도를 갖출 수 있을 전망이다.

▲SK 김강민 (4년 56억원)
김강민은 2014년 11월 26일 SK와 4년 총액 56억원(계약금 28억원, 연봉 24억원, 옵션 4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SK는 뛰어난 수비 능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대표 중견수로 자리매김한 그에게 확실한 대우를 해줬다. 

그러나 계약 직후인 2015 시즌부터 삐걱댔다. 시범경기에서 당한 무릎 부상으로 5월 말에야 출전할 수 있었고 시즌 내내 들쭉날쭉한 타격감으로 애를 먹었다. 2016년에는 주장을 맡았지만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지난해 역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전하며 주전으로 발돋움했던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시즌 타율(.219)을 기록했다. 

김강민은 지난 3시즌 동안  299경기 221안타 19홈런 96타점. 타율은 2할6푼2리에 그쳤고 출루율(.335)과 장타율(.384) 역시 기대를 밑돌았다. SK 외야에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돋보였던 2017 시즌이었지만 베테랑 김강민의 반등 역시 SK의 성적을 위해 필요하다.

▲한화 송은범 (4년 34억원)
KIA 소속으로 2014년까지 뛰었던 송은범은 FA로 그해 12월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 조건은 4년 총액 34억원(계약금 12억원, 연봉 4억 5천만원, 옵션 4억원)으로 FA 직전 2시즌 모두 평균자책점이 7점대로 부진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꽤 큰 액수였다. 송은범의 전성기였던 SK 시절 은사 김성근 전 감독이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었다.

그는 계약 첫해였던 2015년 33경기에 나서 2승 9패 4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7.04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2016년에는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지만 좋았을 때의 구위를 찾지 못했고 지난해에는 13경기에서 37⅓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더구나 FA 계약 당시 그의 보상선수로 KIA에 간 임기영이 지난해 팀의 주축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하면서 송은범을 향한 팬들의 원성이 더욱 커졌다. 

송은범의 지난 3년 성적은 76경기 229⅔이닝 4승 24패 5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6.62. 신임 한용덕 감독 체제로 새 시즌을 준비하는 한화에서 그가 다시금 재기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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