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전한 바스케스와 코바치치(왼쪽부터).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중앙 공격이 없다.' 레알마드리드의 최근 문제점이 고스란히 나타난 경기였다.

레알마드리드는 19일(한국 시간) 스페인 레가네스 에스타디오 무니시팔 데 부타르케에서 열린 2017-18시즌 코파 델 레이 8강 1차전에서 레가네스에 힘겹게 1-0으로 이겼다. 경기 종료를 1분 남긴 시점에서 마르코 아센시오가 골을 터뜨렸다.

레알의 전반전 점유율은 67%. 하지만 슛은 고작 3개였고 그 가운데 골대 안으로 향한 것은 없었다. 공은 많이 잡고 있었으나 점유율에 의미는 없었다. 전반 30분까지 레알은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공격은 주로 측면에서만 전개됐다. 프리메라리가 중위권을 지키는 레가네스의 수비 조직력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레알 정도 팀이라면 수비를 깰 수 있어야 했다.

전반전 레알의 찬스는 2번. 전반 34분 레가네스 루벤 페레스가 공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마테오 코바치치가 공을 가로챘다. 골키퍼와 1대1로 맞섰지만 마무리가 성급했고 골대 밖으로 크게 벗어났다. 전반 종료 직전 아센시오가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중앙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날렸지만 바스케스의 발이 닿지 않았다.

후반전에도 답답한 양상은 이어졌다. 되려 공격을 펼치려다가 역습을 적극적으로 노린 레가네스의 반격에 허둥거리기 시작했다. 루카 모드리치와 이스코가 후반전 중반 교체로 투입했지만, 두 선수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순 없었다. 공격은 주로 측면에서 루카스 바스케스와 마르코 아센시오가 1대1로 풀었다. 수비수 다니 카르바할도 자주 공격에 가담했다.

레알은 최근 측면 공격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다. 4-3-1-2 포메이션을 가동해 중원에 이스코, 토니 크로스, 루카 모드리치, 카세미루를 배치하지만, 공격은 측면에서 풀려고 한다. 최전방에 배치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가레스 베일은 측면으로 돌아나가는 움직임이 많은 선수들이다. 측면 수비수 마르셀루와 다니 카르바할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고 경기를 주도한다. 특히 지난 14일 비야레알전에선 마르셀루 1대1 돌파를 시도하면서 찬스를 만들어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마르셀루가 막혔을 때 딱히 대안이 없었다.

결국 골은 중앙에서 난다. 측면 공격을 펼치는 것도 결국 중앙에서 공간을 만들고, 크로스를 골로 연결하기 위한 방안이다. 레알엔 정통 9번이 없다. 중앙에서 버텨줄 선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로 꼽힌다.

단조로운 공격 패턴 자체도 문제다. 중앙에 충분한 수를 배치하고도 밀집 수비를 돌파할 대안을 갖고 있지 않다. 측면에서 뛰어난 개인 능력으로 수비를 일단 한 명 제쳐야 공격 전개가 된다. 돌파가 쉽게 되면 모르겠으나 최근 많은 팀들의 수비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아졌다.

아센시오의 득점도 결국 중앙에서 시작해 측면을 거쳐 다시 중앙에서 마무리됐다. 이스코가 중앙 쪽으로 돌파를 시도하면서 수비수들을 모은 뒤 왼쪽 측면의 테오 에르난데스에게 연결했다. 에르난데스는 지체하지 않고 강한 크로스를 올렸고, 쇄도한 아센시오가 간결하게 마무리했다. 측면을 공격 루트로 삼는다고 해도 마냥 측면에서만 공을 돌리면 되는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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