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파이어 볼러' 모든 투수들이 꿈꾸는 이름이다. 남보다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건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스피드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때론 더 느린 공이 타자를 잡는 데 효과적으로 쓰일 수도 있다.

그래서 찾아봤다. 구종별로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잡아낸 스피드가 있었는지. 결과는 꽤 흥미로웠다.

일단 패스트볼은 역시 빠른 공이 우세했다. 시속 150km가 넘는 스피드의 패스트볼은 피안타율이 2할6푼6리에 불과했다. 시속 146km에서 150km 사이 구간도 2할8푼6리의 낮은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보다 느린 패스트볼은 타자들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시속 141km~145km 구간의 패스트볼은 3할1푼5리로 피안타율이 올라갔다. 그보다 느린 130km대 구간의 패스트볼은 모두 3할 이상의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패스트볼은 문자 그대로 빠르게 던졌을 때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변화구는 이야기가 좀 달라졌다. 빨라야 하는 공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스피드를 떨어트렸을 때 더 좋았던 구종도 있었다.

일단 스플리터(포크볼 포함)는 빠른 것이 효과적인 변화구였다. 스플리터가 시속 140km를 넘어서면 피안타율이 1할5푼6리에 불과했다. 136km~140km 구간도 2할1푼6리로 낮은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반면 121k m~125km 구간의 피안타율은 3할6리로 높아졌다.

슬라이더도 빠른 쪽이 좋았다. 시속 140km가 넘는 슬라이더는 피안타율이 1할8푼7리에 불과했다. 스피드가 동반됐을 때 더 효과적인 구종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120km대로 스피드가 떨어지면 3할대로 피안타율이 치솟았다.

체인지업은 느린 쪽이 더 좋았다. 체인지 오브 페이스라는 문자 그대로 결과가 나왔다. 시속 140km를 넘어선 체인지업은 피안타율이 3할6푼7리나 됐다. 그러나 스피드를 130km대로 떨어트리면 피안타율도 2할대로 낮아졌다.

흥미로운 것은 너무 느려서도 안된다는 점이었다. 시속 121km~125km대 체인지업은 피안타율이 3할이었다.

커브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커브는 주로 패스트볼과 짝을 이뤄 완급 조절을 하는 구종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느린 커브보다는 빠른 커브가 안타 맞을 확률이 낮았다.

시속 131km 이상이 찍힌 커브는 피안타율이 1할1푼1리에 그쳤다. 빠르고 각이 크게 꺾이는 변화구가 타자들에게는 매우 까다로운 구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수치다. 이후 느려질수록 피안타율이 높아진다는 걸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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