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다영(왼쪽)과 이재영(오른쪽)이 신진식 감독과 함께 춤을 추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의정부, 정형근 기자] 올스타전이 10분 만에 매진된 이유는 분명했다. 선수들은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산하며 팬들의 사랑에 보답했다. 

프로배구 도드람 2017-18시즌 V리그 올스타전이 21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렸다. K스타는 V스타를 54-52로 눌러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물론 승패는 의미가 없었다. 체육관을 가득 채운 팬들은 선수들과 함께 호흡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많았던 이유를 살펴봤다. 

◆내가 누구게?…올스타전 분위기를 이끈 자매

‘쌍둥이 자매’는 똑같은 문구의 유니폼을 입고 올스타전에 나섰다. 이재영이 공을 올리면 이다영이 스파이크를 날렸다. ‘흥자매’는 올스타전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다영은 황택의, 정민수와 함께 커플 댄스를 추며 코트를 뜨겁게 만들었고 이재영은 심판을 향해 애교 섞인 댄스를 추다 경고를 받으며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삼성화재 신진식 감독은 두 선수에게 이끌려 나와 춤을 추다 얼굴이 홍당무가 되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들도 축제를 즐긴 건 마찬가지였다. 세네갈 출신의 듀크는 아프리카 특유의 몸짓으로 세리머니 상을 받았다. 듀크는 IBK 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의 숨겨진 춤 실력을 확인시켰다. 파다르는 트와이스 'LIKEY‘의 노래에 맞춰 안무를 정확히 해냈다. 팬들은 득점이 나올 때마다 선수들의 세리머니를 기대하게 됐다. 
▲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왼쪽)이 편파판정을 하자 황연주가 아쉬워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리베로의 공격, 남녀 혼성, 감독 변신…규칙 변화 

규칙 변화는 올스타전의 재미를 더했다. 평소 묵묵히 스파이크를 받았던 수비 전문 리베로는 올스타전에서 공격수로 변신했다. 정민수는 블로킹 벽을 뚫고 강한 스파이크를 성공했다. 여오현과 오지영은 후위 공격을 시도했다. ‘MVP’로 선정된 정민수는 “평소에도 공격 연습을 한다. 수비를 하는 선수들의 기를 올려준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감독들은 직접 비디오판독을 했다. 2세트 도중 김진희가 교체 투입되자 황연주는 “유니폼이 다르다”며 항의했다. 그러자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우리 팀이야. 진희야 괜찮아”라며 편파 판정을 했다. 

남녀가 혼성으로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여자부 경기에서 파다르는 강력한 스파이크 득점을 올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심판들은 판정을 잊고 코트에서 서브를 펼쳤다. 곳곳에서 '포지션 파괴'는 넘쳤다.
▲ 파다르가 서브를 시도할 팬을 찾고 있다. ⓒ곽혜미 기자

◆‘팬과 호흡’에 중점을 둔 올스타전

“일반 팬이 수천 명의 관중 앞에서 서브를 날렸다.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팬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 될 것이다.”

우리카드 파다르는 올스타전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파다르는 경기 도중 한 팬에게 서브 기회를 넘겼다. 팬과 호흡하고, 함께 즐기지 않는다면 올스타전을 개최할 필요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올스타전은 ‘성공적’이라 평할 만하다. 경기장을 떠나는 팬들의 발걸음은 가벼웠고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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