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전했던 토트넘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실망스런 경기를 했다. 사우샘프턴과 경기에서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다. '죽음의 2월 일정을 앞둔' 토트넘의 고민이 깊어졌다. 

토트넘은 22일 오전 1시(이하 한국 시간) 영국 사우샘프턴의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4라운드 사우샘프턴과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토트넘은 최근 4-2-3-1로 회귀했다. 핵심 수비수 토비 알데르베이럴트가 장기 부상으로 빠지면서 가용할 센터백이 부족했다. 전략적으로나 선수단 구성으로나 포백 전환은 필수였다.

토트넘이 포백으로 전환하면서 손흥민도 지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윙어 자리로 이동했다. 전형의 변화와 위치가 옮겨졌어도 손흥민의 활약은 이어졌다. '윙어' 손흥민은 최근 4경기에서 3골 3도움을 기록했고, 토트넘도 같은 기간 3승 1무를 기록했다. 

상승세의 토트넘과 달리 사우샘프턴은 '강등권' 수렁에 빠졌다. 최근 리그 10경기에서 5무 5패를 기록 중이었다. 두 팀은 불과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20라운드에서 만난 경험이 있다. 토트넘이 5골을 기록해 사우샘프턴을 5-2로 대파했다. 여러모로 토트넘의 우세를 점칠 수 있는 경기였다.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일단 토트넘 내부 '부품'이 말썽이었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감기로 결장했다. 그래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4-2-3-1을 유지했고, 에릭센을 대신해 무사 시소코를 기용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윙어로 영입한 시소코의 활약이 미더우면서 중앙 미드필더로 투입하곤 했지만 이 경기에서 오른쪽 윙어로 투입했다. 시소코는 공수에서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에릭센의 부재를 시소코로 대체하려 했으나 되려 에릭센의 빈 자리만 절감한 경기였다. 에릭센은 선발명단에선 오른쪽 윙어로 표시되지만, 보통 중앙에 내려와 빌드업의 기점이 된다. 3선 미드필더 무사 뎀벨레와 에릭 다이어의 볼을 받고 전방으로 연결하고, 반대로 공격이 풀리지 않으면 전방에서 해리 케인과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숨을 고른다. 토트넘 공격과 수비를 잇는 허브다. 

에릭센이 빠지면서, 중앙 미드필더에 과부하가 걸렸다. 비가 오는 날씨였고, 토트넘의 경기력이 부진하자 홈팀 사우샘프턴도 자신 있게 나섰다. 하필 이 경기에서 다이어와 뎀벨레의 경기력도 좋지 못했다. 쉬운 전진패스가 잇달아 끊겼다. 사우샘프턴이 준비해온 선 수비 후 역습이 제대로 통했다. 공격을 풀어줄 에릭센이 부재하고, 중앙 미드필더의 패스 줄기가 좋지 못해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이 자주 내려왔다. 토트넘 공격의 마이너스였다. 

전반 다빈손 산체스의 자책골도 역습에 이어 측면으로 빠르게 연결하고, 라이언 버틀란드의 빠른 크로스가 수비에 부담을 줘 생긴 실점이었다. 산체스 혼자의 실수라고 보긴 어렵다. 토트넘 수비 구조가 흔들렸다. 

케인이 이른 시점 동점 골을 넣었지만, 후반 추가 득점해야 할 동력이 없었다. 벤치에 포체티노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공격 카드는 많지 않았다. 손흥민을 대신해 투입된 에릭 라멜라는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고, 키어런 트리피어와 빅터 완야마는 교체된 선수와 비슷한 역할을 할 선수들이었다. 공격적인 교체는 아니었다. 

토트넘은 2월 죽음의 일정을 앞두고 있다. 1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그 경기에 이어 5일 리버풀과 리그 경기, 10일 아스널과 리그 경기에 이어 14일 유벤투스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을 치른다. 죽음의 4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토트넘의 가장 큰 문제는 주축 선수가 빠졌을 때 대체할 선수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에릭센이 빠졌을 때 시소코가 답이 될 순 없다. 그나마 긍정적인 건 알데르베이럴트가 이달 말 복귀가 유력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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