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23번째를 맞이하는 동계 올림픽이 눈앞에 다가왔다. 이번 평창 동계 올림픽은 여러 의미가 있다. 한국에서는 1988년 서울 하계 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올림픽이 열린다. 또한 한국에서 개최되는 첫 번째 동계 올림픽이기도하다. 3번의 도전 끝에 개최권을 따낸 평창 올림픽은 준비 과정 역시 험난했다. 역대 최고의 동계 올림픽을 완성하자는 정부와 대한체육회, 각 겨울철 종목 단체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꽁꽁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도 평창 올림픽에서 녹아내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남북 단일팀을 바라보는 시선은 과거와 비교해 많이 달라졌다. 올림픽을 불과 20여일 남겨 놓은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사건도 터졌다. 스포티비뉴스는 해피 엔딩을 위해 달려가는 평창 올림픽을 각 종목 별로 나눠 조명했다.

[평창 G-17 on SPO 피겨 ① - '은반 위의 전쟁' 역대 최고 명승부 왜 기대될까

▲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왼쪽)와 알리나 자기토바 ⓒ GettyI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겨울철 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은 아이스하키와 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여자 싱글 우승자인 동계 올림픽의 여왕으로 여겨졌다. 남자 싱글은 1988년 캘거리 동계 올림픽에서 펼쳐진 '브라이언의 전쟁' 이후 '점프 전쟁'의 계보를 이어왔다.

이러한 피겨스케이팅 남녀싱글의 경쟁은 다음 달 열리는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정점을 찌를 것으로 전망된다.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과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여자 싱글에는 김연아(28)라는 절대 강자가 있었다. 김연아는 올림픽 여자 싱글 사상 최고의 퍼포먼스로 불리는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로 당시 최고 점수였던 228.56점을 받았다.

4년 뒤 소치 올림픽에서 그는 올림픽 2연패에 도전했다. 1984년 사라예보 올림픽과 1988년 캘거리 동계 올림픽에서 2연패에 성공한 카타리나 비트(독일) 이후 26년 만의 도전이었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클린에 성공했다. 그러나 금메달은 시니어 국제 대회에서 단 한 번의 우승 경험도 없었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에게 돌아갔다.

이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판도는 러시아 쪽으로 넘어갔다. 남자 싱글은 소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하뉴 유즈루(23, 일본)가 여전히 세계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점프 괴물'로 불리는 네이선 첸(18, 미국)이 무섭게 떠올랐다. 여기에 일본의 다크호스인 우노 쇼마(20, 일본)도 금메달에 도전한다.

▲ 2014년 소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현 세계챔피언인 하뉴 유즈루 ⓒ GettyIimages

역대 최고의 '점프 전쟁' 예고되는 남자 싱글

남자 싱글의 기술은 2010년 이후 빠르게 발전했다.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에반 라이사첵(미국)은 4회전 점프 없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은메달리스트였던 예브게니 플루센코(러시아)는 "4회전 점프를 뛰지 않은 선수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될 수 없다"며 4회전 점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4회전 점프 없이 남자 싱글에서 생존하기는 어려워졌다. 최근 남자 싱글 상위권 선수들은 점프 가운데 어려운 러츠와 플립을 4회전으로 뛴다. 과거 4회전 점프는 토루프와 살코가 많았다. 그러나 첸과 쿼드러플 러츠를 뛰고 우노는 쿼드러플 플립을 구사한다. 첸은 쿼드러플 러츠에 트리플 토루프를 붙여 뛰는 최고 수준의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한다. 지난해 12월 그랑프리 파이널 프리스케이팅에서 첸은 쿼드러플 러츠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성공시켰다. 또 이 점프에서 수행점수 2점을 챙겼다. 이 기술 하나로 기초점수(17.9점)와 수행점수(2점)를 합친 19.9점을 기록했다.

바야흐로 현대 피겨스케이팅은 기술 하나로 20점을 받는 시대가 왔다.

하뉴는 평창 올림픽에서 딕 버튼(미국, 1948년, 1952년 올림픽 금메달) 이후 66년 만에 남자 싱글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그러나 올림픽을 앞두고 시련이 닥쳤다. 하뉴는 지난해 11월 훈련 도중 오른쪽 발목 외측 인대 손상을 입었다.

그는 ISU 그랑프리 4차 대회와 파이널 출전을 포기했다. 일본 피겨스케이팅 대표 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평창 올림픽에 도전할 뜻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말까지 그는 4회전 점프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하뉴는 올림픽을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상황에서 악재가 생겼다.

▲ 평창 올림픽 우승 후보인 '점프 괴물' 네이선 첸 ⓒ GettyIimages

반면 첸은 그랑프리 파이널과 전미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는 두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4회전 점프를 5번 이상 시도했다. 평창 올림픽의 리허설 대회인 2017년 ISu 4대륙선수권대회는 지난해 2월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렸다. 

올림픽이 열리는 무대에서 시상대 높은 곳에 선 이는 첸이었다. 현재 올림픽 금메달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이는 첸이다. 그러나 하뉴가 짧은 기간 안에 제 기량을 찾고 돌아온다면 이들의 승부는 예측할 수 없다.

첸과 하뉴, 우노 그리고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자인 하비에르 페르난데스(26, 스페인)은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역대 최고 난이도의 '점프 전쟁'을 치른다.

역대 최고 점수 보유자 메드베데바, 15살 천재 소녀의 도전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18, 러시아)는 2015년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뒤 독주체제를 이어갔다. 그는 2016년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시니어 데뷔 이후 15번의 국제 대회에 출전해 13번 정상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1월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총점 229.71점으로 우승했다. 김연아가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기록한 228.56점은 7년 만에 경신됐다. 2017년 월드 팀 트로피 대회에서는 총점 241.31점을 기록했다. 메드베데바는 총점은 물론 쇼트프로그램(80.85점) 프리스케이팅(160.46점) 역대 최고 점수 보유자다.

메드베데바는 올 시즌 초반까지 시니어 무대에서 특별한 경쟁자가 없었다. 그러나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알리나 자기토바(15, 러시아)는 메드베데바의 강력한 도전자가 됐다. 지난해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였던 자기토바는 올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뒤 5개의 국제 대회와 러시아 선수권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차지했다.

▲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 ⓒ GettyIimages

특히 지난 2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막을 내린 유럽선수권대회에서는 자기토바가 메드베데바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메드베데바는 지난해 11월 발목 부상으로 그랑프리 파이널과 러시아 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2개월 만에 빙판에 복귀한 그는 유럽선수권대회 3년 연속 우승을 노렸다.

그러나 자기토바는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클린 경기에 성공하며 총점 238.24점으로 232.86점을 기록한 메드베데바를 추월했다. 메드베데바는 2년 만에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내려왔다.

자기토바는 기술 구성의 난이도와 점프의 질에서 메드베데바를 압도한다. 자기토바는 메드베데바가 뛰는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보다 기초 점수가 높은 트리플 러츠 + 트리플 루프를 시도한다. 프로그램 후반부에 점프를 집중적으로 배치한 전략은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메드베데바는 러츠를 제대로 뛰지 못하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그는 늘 트리플 러츠에서 어텐션(!로 표시, 점프의 스케이트의 에지가 모호한 판정)이 지적됐다. 이번 유럽선수권대회에서도 메드베데바 이 판정을 피하지 못했다. 반면 자기토바는 특별하게 뛰지 못하는 점프가 없다.

메드베데바의 최고 장점은 좀처럼 실수를 하지 않는 점이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빙판에 단 한 번도 넘어진 적이 없다. 평창 올림픽에서 메드베데바는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을 모두 클린해야 자기토바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다.

이제 겨우 15살인 자기토바는 4년 뒤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도 도전할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평창 올림픽에 임하는 부담감도 메드베데바보다 덜하다. 애초 평창 올림픽 여자 싱글은 메드베데바의 독주로 막이 내릴 것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자기토바라는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하며 여자 싱글의 재미는 한층 높아졌다.

메드베데바와 자기토바는 모두 중립국 자격으로 평창 올림픽 무대에 선다.

▲ 알리나 자기토바 ⓒ GettyIimages

평창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일정(장소 : 강릉 아이스아레나)

02.09 금요일 10:00-13:30

남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페어 쇼트 프로그램

02.11 일요일 10:00-14:00

아이스 댄스 쇼트 댄스/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페어 프리 스케이팅

02.12 월요일 10:00-13:25<메달전>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아이스 댄스 프리댄스

02.14 수요일 10:00-13:35

페어 쇼트 프로그램

02.15 목요일10:30-13:55<메달전>

페어 프리 스케이팅

02.16 금요일 10:00-14:30

남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02.17 토요일 10:00-14:25<메달전>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02.19 월요일10:00-13:45

아이스 댄스 쇼트 댄스

02.20 화요일 10:00-13:45<메달전>

아이스 댄스 프리 댄스

02.21 수요일 10:00-14:30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02.23 금요일 10:00-14:15<메달전>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

02.25 일요일 09:30-12:00

피겨 스케이팅 갈라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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