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훈이 KIA에 새 둥지를 튼 18일은 선수단의 체력 테스트가 있던 날이다. 체력 테스트를 보기 위한 취재진이 광주에 있었다.
자연스럽게 정성훈에 대한 인터뷰 요청이 있었다. 해를 넘기며 갈 곳을 찾지 못했던 정성훈의 이적. 게다가 그는 여전히 3할 이상(규정 타석 미만)의 타율을 기록할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 베테랑이었다. 그동안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됐을 만큼 KIA행은 큰 뉴스였다.
또한 정성훈은 김기태 KIA 감독, 조계현 단장과 LG 시절 사제의 연을 맺은 바 있다. 그의 선택지가 결국은 KIA가 될 거란 예상이 일찌감치 나왔던 이유다. 여기에 실질 연봉이 6억 원이나 삭감되면서까지 팀을 옮기게 됐다는 스토리까지 더해졌다. 기자들이 그에게 궁금한게 많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하지만 정성훈은 홍보팀을 거쳐 정중히 인터뷰를 거절했다. 광주 현장에서 새 유니폼 착용과 사진 촬영 등 일정이 있었지만 팀 일정만 치른 뒤 돌아왔다. 기자들은 만나지 않았다.
계약이 성사된 뒤 "정말 많이 기쁘다. 오늘은 축하한다는 소리만 듣고 싶다"고 했던 그다. 하지만 그 좋은 기분을 인터뷰로 전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이유를 묻자 문자로 대답이 돌아왔다. "지금 내가 여기서 인터뷰하는 게 맞나 싶었습니다. KIA는 지난해 우승 팀입니다. 그만큼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많은 팀입니다. 또한 그런 선수들을 보며 꼭 이겨 내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후배들도 많은 팀입니다. 난 거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선수입니다. KIA 선수들이 겨울에 처음 모여 준비한 걸 보여 주고 각오를 다지는 날 내가 주인공이 되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 팀에 합류한 만큼 처음부터, 밑바닥부터 시작한다는 자세로 임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강팀인 KIA의 일원이 된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정성훈이 얼마나 낮은 자세로 KIA에서 생활을 준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성훈 정도의 커리어를 지닌 선수라면 새 팀에서도 중심에 서고픈 욕심을 갖기 쉽다. 하지만 정성훈은 문자 그대로 '밑바닥 부터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야구는 팀플레이다. 한두 명의 튀는 행동이 팀워크를 흔드는 저해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경력이 있는 선수일수록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고, 그런 선수들이 팀의 중심에 서게 되면 팀워크는 급격히 흔들릴 수 밖에 없다.
베테랑 가운데 베테랑인 정성훈이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다. 때문에 KIA 선수단의 새해 첫 일정이 있는 날 자신에게 관심이 모아지는 것을 피하고 싶었던 것이다.
정성훈과 KIA의 동행, 일단 시작은 나쁘지 않은 듯 보인다.
관련기사
- '목표는 없지만 소원은 있다' NC 박민우
- '박병호發' 클린업 연쇄 이동, 넥센 최적의 타순은
- 미국 언론, 강정호 비자 부정적 전망 'ML 복귀 어려워'
- [SPO 시선] 2018 SK 선발 경쟁, 5번이냐 스팟이냐
- '출발 늦은' 두산 최주환이 꿈꾸는 "대기만성"
- [스포츠타임] 2013 이병규, 2015 이승엽…다음은 2018 박용택?
- [SPO 시선] 베테랑 송승준, 2018 시즌도 롯데 마운드 핵심
- [스포츠타임] '버팀목'과 같은 존재, 롯데 송승준에게 거는 기대
- 롯데 측 "무상 트레이드도 고려, FA 최준석 돕겠다"
- SF, 중견수 어스틴 잭슨 영입…펜스-맥커친과 외야 구성
- kt 측 "최준석 무상 트레이드? 고려 대상 아니다"
- [SPO 이슈] 삼성 "무상 트레이드라도 최준석 영입 계획 無"
- 넥센, 안우진 50경기 출장 정지 자체 징계 처분
- [스포츠타임] KIA 김윤동 숙제, 등판 간격마다 달라지는 밸런스 잡기
- 삼성, 2018년 연봉 계약 완료…장필준 최고 인상률
- [SPO 시선] '김상수 22.6%↓' 삼성 연봉 협상, 확실한 고과 구분
- SK, 30일부터 2018 스프링캠프 돌입…'45명 참가'
- 마쓰자카, 주니치 입단 테스트 통과 "자신감 갖고 던졌다"
- [호주오픈] 정현 vs 샌드그렌, 8강전은 24일 오전 11시
- [SPO 이슈] 대규모 조기 출국 시대, 마산구장 지키는 NC
- 류현진 25일 LA로 출국…스프링캠프 모드 돌입
- [NPB] 일본, 3월 평가전 1차 명단 발표…야나기타 등 6명
- [SPO 시선] KIA 영건 이민우 선행 과제 "수술 후유증 떨치기"
- HOU 싱글턴, 3번째 약물 적발로 100G 출전 정지
- MLB.com "호세 마르티네즈, 숨은 최고의 타자"
- 밀워키, 마이애미 외야수 옐리치에 관심 '트레이드 제안'
- NYY 다나카 "20초 투구 강제, 왜 투수만 제한?"
- 정근우-한화 만났다, 열 번만에 처음 귀가 열렸다
- [NPB] 주니치 마쓰자카 연봉 96% 삭감 '역대급 기록'
- KIA 연봉 재계약 완료…임기영-김민식 억대 연봉 진입
- '2억8천' KIA 김선빈, 단숨에 2억 상승 '따뜻한 겨울'
- [오피셜] 한화 FA 2루수 정근우와 진통 끝 2+1 계약…총액 35억 원
- [정근우 한화 재계약①] 정근우도 한화도, 어차피 떨어질 수 없는 운명
- SK, '2018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팬 투어' 참가자 모집
- '우승팀의 겨울' KIA, 인상도 삭감도 확실했다
- [정근우 한화 재계약③]정근우 한화 잔류, 진통 컸지만 앙금 없었다
- '평화 올림픽 기원' 한국 올림픽 대표 팀 24일 결단식
- '출국 앞둔' 김진욱 감독, "선수단 모두 성적 반등 의지 강하다"
-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앞둔 한국, 목표는 '金 8개-종합 4위'
- 두산 김태형 감독, '초보 코치' 조인성 향한 믿음
- [정근우 한화 재계약②] 정근우, 과거 명성 내려놓자 실마리 풀렸다
- [SPO 시선] SK, 홈런과 발야구 적절한 조화 가능할까
- [스포츠타임] '홈런 군단' SK, 2018년 시즌 뛰는 야구도 보여줄까
- '전력 보강' 넥센의 숨은 고민, 수비의 중요성
- [SPO 일문일답]'울컥한' 정근우 "기다려 준 가족에게 감사"
- [스포츠타임] '역대 5년차 최고액' 김하성, KBO 대표 선수로 우뚝
- [평창 G-16 on SPO] 선수의 눈물과 땀, 국민의 응원을 모아 '평창 올림픽 결단식'
- [평창 G-16 on SPO] 결단식에서도 주목받은 여자 아이스하키 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