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러 머리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새러 머리(30·캐나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 팀 감독은 남북 단일팀 규모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35명으로 확정되고 경기당 북한 선수 3명을 출전시켜야 하는 상황이 된 것과 관련해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머리 감독이 22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빙상장에서 내외신 취재진을 상대로 남북 단일팀과 관련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머리 감독이 취재진 앞에 선 것은 지난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주재로 열린 '평창 참가 남북 회의' 이후 처음이다.

이 회의 결과 올림픽 역사상 첫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규모가 한국 23명에 북한 12명을 합쳐 35명으로 결정됐다. 아울러 IOC는 경기에 나서는 출전 엔트리 22명 가운데 북한 선수 3명을 포함하도록 했다.

머리 감독은 "워낙 역사적인 일이라서 (단일팀 총감독으로) 그 일부분이 된다는 점이 흥분되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선수들 23명 가운데 일부의 희생을 담보로 했다는 점에서 만감이 교차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머리 감독은 "그나마 경기당 북한 선수 6명이 아니라 3명을 출전시키면 된다는 점에서 최악은 피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관련 뉴스를 보자마자 우리 코치진은 북한 선수들과 어떻게 협력할지 논의하기 시작했다"며 "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북한 선수들을 어떻게 가르칠 것이냐가 아니라 단일팀의 결속력을 어떻게 높이느냐였다"고 소개했다.

머리 감독은 곧 남북 단일팀에 합류할 북한 선수 12명을 파악하기에 시간이 촉박하기는 하지만 가능한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머리 감독은 "우리 선수들에게는 저마다 각자의 포지션에 맞는 플레이 북(전술 노트)이 있다. 북한 선수들이 오면 최대한 빨리 그들에게 맞는 플레이 북을 나눠 줄 생각"이라고 했다.

머리 감독은 앞서 북한 선수 가운데 팀 전력에 보탬이 될 만한 선수는 2∼3명 정도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북한 선수 12명에게 골고루 출전 기회를 줄지, 아니면 기량이 뛰어난 3명만 추려서 사실상 26명 엔트리로 경기를 치를지 정해야 한다.

머리 감독은 "북한에서 어떤 선수가 올지 알 수 없어서 확정해서 말하긴 어렵지만, 북한 선수들은 4라인을 맡을 것 같다"면서 "지금 우리의 계획은 북한 선수 12명 가운데 최고의 선수를 뽑아서 경기에 승리하는 것"이라고 했다.

머리 감독은 '정부에서 단일팀 명분상 북한 선수 12명에게 고르게 기회를 주라고 지시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단일팀에 관한 전권을 내가 가진다고 거듭 확인을 받았다"며 "선수를 고르는 것은 내 권한이다. 내가 원하는 선수만 경기에 뛰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감독이라면 선수를 보호하고 싶고, 그들 모두에게 기회를 주고자 한다"며 "하지만 우리 선수 3명은 뛸 수 없게 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또 "그것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치적인 목적에 우리 팀이 활용되는 상황이 힘들지만, 그것은 우리보다 큰 문제다. 우리가 결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가. 선수들에게도 불평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 일로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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