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슨 키드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밀워키 벅스의 제이슨 키드(45) 감독이 팀을 떠나게 됐다.

벅스 구단은 23일(이하 한국 시간) "키드 감독을 경질했다"라면서 "우리의 재능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싶었다. 챔피언십에 다가가기 위해 변화가 필요했다"라며 키드 감독과 결별한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조 프룬티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키드 감독은 지난 2014-15시즌 밀워키 사령탑에 앉은 뒤 지난 3시즌 중 2시즌간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두 번 모두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이번 시즌 성적도 그리 신통치 않았다. MVP급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있지만 여전히 성적이 24승 22패(52.2%)로 동부 콘퍼런스 7위에 그치고 있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밀워키는 키드 감독을 떠나보내기로 했다.

사실 키드 감독은 자바리 파커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크다. 파커는 지난 3년 연속 부상으로 큰 힘을 실지 못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해도 키드 감독은 밀워키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 역량이 아쉬웠다.

"우리는 젊다"
밀워키는 지난해 12월 중순 3연패로 분위기가 처졌다. 아데토쿤보와 에릭 블렛소, 크리스 미들턴의 활약에도 밀워키는 힘을 내지 못했다. 이에 키드 감독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기자들이 우리 팀을 두고 '빅3'를 보유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린 아직 많은 것을 배우지 못했다. 우리는 ‘젊은 팀’이다. 경기를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 배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밀워키는 이번 시즌 개막전 당시 평균 연령 16위(25.5세)였다. 리그에서 평균 정도의 연령대를 형성했다는 의미. 그렇게 젊은 팀이 아니다.  

사실 밀워키는 성장하고 발전하는 팀이 아니다. 당장 성적을 내야 하는 팀이다. 

아데토쿤보는 이번 시즌 상위 5위 안에 드는 선수로 성장했다. 블렛소와 미들턴도 수준급의 기량을 자랑하는 준 올스타급 선수. 토니 스넬과 말콤 브로그던의 기량도 출중하다. 그렇다면 이들을 이끌고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게 먼저다. 하지만 키드 감독은 "우리 팀은 젊다"라는 말로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기만 했다.

로테이션 문제
밀워키는 시즌 내내 로테이션 문제를 드러냈다. 코트에 함께 나서는 선수들의 조합을 생각하지 않았다.

가장 두드러지는 예는 바로 아데토쿤보와 디안드레 리긴스 조합이다. 아데토쿤보는 올 시즌 도중 방출된 리긴스와 많은 시간을 코트에서 함께했다. 두 선수는 모두 외곽슛이 그리 뛰어나지 않다. 그러나 두 선수는 꽤 많은 시간을 함께 뛰었고, 그때 공수 효율성 마진은 -11.3점으로 기대 이하였다.

블렛소-스넬-미들턴-아데토쿤보-존 헨슨 주전 라인업은 상당히 뛰어났다. 하지만 이들과 벤치의 조합은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특히 리긴스, 손 메이커, 개리 페이튼 2세 등이 너무 많은 출전시간을 받으면서 전체적인 생산성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 제이슨 키드(오른쪽)
내외곽 수비 문제
리바운드 30위(38.4개), 3점슛 허용률 28위(38.1%), 100번의 수비 기회에서 실점 기대치 24위(107.5점). 키드 감독의 밀워키가 이번 시즌 기록한 수비 지표다. 수치만 봐도 얼마나 기대 이하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키드 감독은 항상 외곽 라인에서 강한 압박인 헷지 디펜스를 주문했다. 상대가 2대2 게임을 펼칠 때 두 명의 수비수가 에워싸면서 공격 흐름을 무너뜨리는 전략이었다. 이를 통해 턴오버도 유도하길 원했다.

하지만 키드 감독의 계획은 성공하지 못했다. 압박 강도도 낮았고, 선수들의 로테이션 수비도 돌아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골 밑과 외곽에서 번번이 기회를 내줬다. NBA.com에 의하면 밀워키는 이번 시즌 페인트존 실점 17위(45.0점), 코너 3점슛 허용률도 리그 28위(42.2%)에 그치고 있다. 수비의 핵심인 아데토쿤보가 빠지면 밀워키의 수비는 더욱 처참해졌다.

키드 감독은 밀워키를 이끌고 42승을 거둔 게 최고 성적이었다. 그러나 밀워키는 40승에 그칠 팀이 아니다. 리그 최고의 기량을 보유한 아데토쿤보와 함께 올라갈 수 있는 팀이다.

물론 키드 감독만한 인물도 NBA에서 찾기 힘들다. 하지만 밀워키는 키드 감독과 함께라면 한계에 부딪힐 것으로 내다봤다. 그 한계가 지난 3년간 드러났다. 이에 밀워키는 시즌 도중 감독 경질이란 과감한 승부수를 던지고 말았다.

BOX | 조 프룬티
프룬티 코치는 그렉 포포비치 감독 제자 중 한 명이다. 지난 2003, 2005년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NBA 챔피언십을 따낼 때 당시 코치로 활약했다. 이후 댈러스 매버릭스에서 에이브리 존슨을,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에서 네이트 맥밀란 등을 보좌했다. 

감독 경험도 있다. 영국 농구 대표팀 감독으로 지난 4년간 활약했다. 키드가 엉덩이 부상으로 2015-16시즌 한때 결장했을 때 17경기 동안 사령탑을 맡았다.

그는 이번 시즌 끝까지 감독대행으로 나설 예정이다. 지난 2014년부터 키드 감독 옆에서 밀워키 농구를 봤기에 적응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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