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근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정근우와 한화 구단이 23일 만났다. 그리고 사실상 첫 협상을 했다.

FA 시장이 열린 지 석달이 다 되고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난데없이 '첫 협상'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의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근우와 한화의 관계는 그랬다.

정근우는 개인이 4번, 에이전트가 5번 구단과 접촉했다. 하지만 그동안 한 번도 '협상'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계약 조건을 떠나 협상다운 협상을 해 보고 싶다"고 한숨을 내쉬었던 이유다.

한화의 자세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전혀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화는 첫 만남에서 2년 계약을 제시한 뒤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 정근우 측 의견은 반영될 틈이 없었다.

'협상'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목적에 부합되는 결정을 하기 위해 여럿이 서로 의논하는 것"이라고 돼 있다. 하지만 그동안 정근우와 한화 구단은 의논 과정이 배제돼 있었다. 처음 4년 계약을 요구했던 정근우는 자신의 안에서 크게 후퇴한 상황이다. 그러나 한화는 변화가 없었다.

열 번째 만남에서도 한화 구단은 역시 계약 조건을 바꾸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으로 정근우 측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처음으로 '협상'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였다.

정근우 측은 "한화 구단에서 처음으로 우리가 왜 2년 이상의 계약을 원하는지에 대해 들어 주셨다.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희망이 생긴 만남이었다. 이전과는 분명히 분위기가 다르다는 걸 느꼈다. 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달라진 것은 없다. 한화 구단은 정근우 측 설명에 "알았다"고 했을 뿐 "받아들이겠다"고 한 것은 아니다. 다만 왜 그런 요구를 하는지 들어 보려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협상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는 이유다.

정근우는 지난 4년간 한화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뛰었다. 노화가 원인이 될 수 있는 부상이 없었다. 4년간 타율 3할1푼2리 47홈런 81도루를 기록했다. 도루 성공률은 여전히 7할9푼4리나 된다. 팀 내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한화 구단은 그동안 정근우의 나이를 이유로 2년 제안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협상이란 것은 언제든 변수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정근우 측 생각을 들어 보았으니 우리 안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화 구단의 태도 변화가 제시 내용 변화로 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귀가 열린 한화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 변화는 예상보다 빠를 수도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