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오 가말류(왼쪽)과 송승민 ⓒ스포티비뉴스

2018시즌을 맞이하는 스포티비뉴스는 성실한 발걸음으로 현장의 소리를 전하고자 합니다. K리그 12개 구단의 국내외 프리시즌 훈련을 현장에서 취재해 밀도있는 기사로 독자 여러분을 만나겠습니다. <편집자 주>

[스포티비뉴스=방콕(태국), 조형애 기자] 2018시즌 포항스틸러스. 누굴 주목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잘왔다. 활약이 예상되는 둘을 선공개한다. 레오 가말류(31)와 송승민(26)이 그들이다. 최순호 감독이 직접 선정했다는 것을 미리 밝히는 것으로 그 이유를 대신한다.

최 감독은 선수단을 두루두루 언급하는 편이다. 콕집어 특정 선수를 '키 플레이어'라 말하는 법이 많지 않다. 전지 훈련 초반 '주목할 선수가 누구인가'라고 물었을 때도 "여러 선수들이 경쟁력이 있다"고 애둘러 표현했었다.

1차 전지훈련 막바지. 최순호 감독은 달라져 있었다. 그는 키 플레이어를 말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우리 팀 키 플레이어는 레오입니다. 양동현 부재에 대한 우려가 있을 텐데, 레오와 훈련을 하면서 내가 느끼는 포스가 엄청납니다. 스타일도 내가 원하는 선수라는 게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핵심으로 활약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국내 선수로는 송승민에게 기대를 많이 걸고 있습니다. 가끔 선수들을 해외 유명 선수들과 비교할 때가 있는데요. 조금 다듬으면, 맨체스터 시티의 케빈 더 브라위너 스타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도 합니다."

며칠 만에 180도 달라진 대답엔 다 의도가 있었다. 최 감독은 "그만큼 책임감을 줘야 한다"면서 "책임감이란 건 암암리에 줄 수도 있고 직접적으로 줄 수도 있는데, 이건 암암리에 주는 것"이라 했다. 그리곤 찡긋. 명(?)을 받았으니 전달할 수밖에 없다. 인터뷰를 요청했고, 이튿날 두 선수는 영문을 모른 채 같은 시간 짬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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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왜 둘이…이유 잘 모르겠어요."

언뜻 어울리지 않는 조합에 대한 궁금증을 바로 해소해 주자 선수들 입가엔 미소가 번졌다. 송승민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좋게 봐주신 감독님께 감사할 따름"이라고 웃었고 레오 역시 "믿어주는 만큼 감독님 만드시는 축구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거들었다.

둘은 포항 입단 약 한 달이 됐다. 지난해부터 공을 들인 레오는 이달 초 포항 유니폼을 입었다. 송승민은 그보다 다소 이른 지난해 12월 광주FC를 떠나 포항에 둥지를 틀었다. 그동안 최순호 감독은 속내를 잘 숨겨온 듯 했다.

- 키 플레이어로 감독님께서 꼽아주셨다.

송승민: 모든 선수에게 친근하게 대하시고, 장난도 많이 쳐주시기 때문에 특별히 나에게 기대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은 못받고 있었다. 믿어주시는 만큼 2배, 3배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레오: 책임감이 생긴다. 기대하는만큼 운동장에서 보여주겠다. 더 열심히하고 매일매일 달라지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 레오에게 '엄청난 포스'를 받는다 했고, 송승민에겐 '다듬으면 더 브라위너'라 했다.

레오: 그런 생각가지고 계신다고 하니 놀랐다. 내 플레이를 최대한 보이면서 선수들과 잘 융화되도록 하겠다. 기대한만큼 보여주고 싶다.

송승민: 더 브라위너? 처음 듣는 이야기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선수다. 그 선수에 맞게 맞춰가도록 노력해야 겠다. 개인적으론 리버풀의 제임스 밀너 같은 선수가 되고 싶긴하다. 딱히 롤모델 없는데 오랫동안 롱런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튀지는 않지만 필요한 선수. 어느 포지션이든 팀에 도움이되고 또 헌신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 그런데 더 브라위너… 열심히 해야겠다. 부담감이 많아지는것 같다.

- 레오의 경우 그라운드에서 다혈질적인 면에 대한 우려도 있다.

레오: 브라질에 있을 때도 과격하게 하는 선수가 있었고 화나게 하는 선수도 있었다. 문제는 생길 수 있다. 때문에 컨트롤이 중요하다. 경고 역시 팀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경기를 해나가면서 경험을 살려서 잘 헤쳐나가도록 하겠다.

- 새로운 무대, 새로운 팀이다. 브라질과 한국, 광주와 포항 차이가 있다면.

레오: 훈련을 통해 만난 한국 선수들은 브라질 리그 선수들보다 스피드가 빠르다. 선수들 장단점 파악해서 좋은 플레이 할 수 있다는 기대감 가지고 있다.

송승민: 광주에서는 플레이가 아기자기했다. 짧은 패스 위주였다. 반면 포항은 운동장을 더 넓게 쓴다. 완전히 정반대지만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포항에서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다.

- 팀 적응은 잘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송승민: 오랫동안 포항에 있었던 (김)광석이형, (배)슬기형이 잘 챙겨주신다. 나도 어리다고 생각했는데 포항엔 더 어린 선수들이 많다. 어린 선수들은 그만큼 잘 따라와준다. 사실 적응이 어려울줄 알았는데 큰 문제 없다. 이전에 있던 팀처럼 즐겁게 잘 지내고 있다.

레오: 처음엔 한국의 매운 음식이 불편했다. 지금은 문제 없다. 태국에서 스파게티 등을 먹고 있다. 송라 클럽 영양사분들께서도 연어, 치킨 등으로 요리 해주신다. 브라질 출신 선수들도 많이 도와주기 때문에 적응을 빠르게 할 수 있다.

- 키 플레이어 두 선수의 올시즌 목표를 듣고 싶다.

송승민: 고질적인 단점으로 지적됐던 게 적은 공격포인트다. 올시즌엔 두자릿수 이상 올리고 싶다. 연속 출장 기록을 계속 쓰는 것도 또 하나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팀적으론 상위 스플릿에 이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이 목표다. 내년 ACL에 참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레오: 개인 목표는 없다. 팀이 ACL 진출, 심지어는 우승까지 하는게 목표다. 개인 목표가 팀 목표를 지나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팀 목표가 우선이다. 좋은 경기로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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