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LG와 SK가 속도 대결을 벌인다. LTE나 5G 통신망 속도 대결 얘기가 아니다. 올 시즌 외국인 투수들의 강속구 대결에서 가장 '앞설' 두 팀이 SK와이번스와 LG 트윈스다. 지난해 직구(포심 패스트볼만) 평균 구속 1, 2위 투수와 재계약했고 새로 영입한 투수들의 구속도 KBO 리그 최상위급이다.

▲ LG 타일러 윌슨-헨리 소사, SK 메릴 켈리-앙헬 산체스(왼쪽부터) ⓒ SPOTV NEWS, 게티이미지
◆ 1R - 수성 소사 vs 공성 산체스

KBO 리그 기록 통계를 제공하는 스탯티즈에 따르면 소사는 KBO 리그 역사를 통틀어도 손꼽히는 파이어볼러다. 2015년 LG로 팀을 옮긴 뒤 3년 연속 직구 평균 구속 1위(100이닝 이상 기준)를 기록했다. 그의 아성에 도전한 선수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매년 적어도 2km 차이로 가장 높은 자리를 지켰다. 도전자만 매년 달라졌고 1위는 오직 소사였다. 경기 초반 '반짝'이 아니라 경기 중반 이후에도 150km 이상 던질 수 있는 스태미너가 그를 KBO 리그 최고의 강속구 투수로 만들었다.

지난 3년간 직구 평균 구속 1, 2위(스탯티즈)

2015년 150.9km / 삼성 알프레도 피가로 148.7km
2016년 149.8km / KIA 지크 스프루일 147.8km
2017년 149.5km / SK 메릴 켈리 147.7km

올해는 SK의 새 외국인 투수 앙헬 산체스가 소사에게 도전한다. 산체스는 지난해 피츠버그에서 불펜 투수로 나와 직구 평균 구속 96마일(약 154.5km)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선발로 나왔을 때도 140km 후반대의 구속을 유지한 만큼 KBO 리그에서는 최고 수준의 강속구 투수로 볼 수 있다. SK에 따르면 산체스의 최고 구속은 158km다. 관건은 선발 등판했을 때 구속을 얼마나 지킬 수 있느냐다. 2015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지난해 복귀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모두 불펜 투수로만 던졌다.

◆ 2R - 켈리 vs 윌슨 변형 패스트볼 대결

켈리와 LG 타일러 윌슨은 '다른 듯 비슷한' 면이 있다. 변형 패스트볼이 위력적이라는 점이 비슷한데, 던지는 공은 다르다. 켈리는 투심 패스트볼과 커터를 구사하고, 윌슨은 싱킹 패스트볼을 던진다. 이 변형 패스트볼의 구속이 모두 포심 패스트볼과 엇비슷하다는 게 이들의 강점 가운데 하나다.

켈리는 지난해 직구 평균 147.7km를 기록했다. 2015년 144.1km, 2016년 146.1km에 이어 해마다 구속이 상승세에 있다. 소사와 차이도 그만큼 줄어들었다. 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도 전체 2위인 145.0km까지 나왔다(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 1위는 소사 148.4km). 지난해에는 커터에 자신감이 실리면서 레퍼토리는 더 다양해졌다.

윌슨은 지난해 볼티모어에서 평균 90.8마일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 약 146.2km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평범했을지 몰라도 KBO 리그라면 얘기가 다르다. 지난해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가운데 5위 기록이다. 소사-켈리-한화 알렉시 오간도(147.2km)-두산 더스틴 니퍼트(현 kt, 146.6km) 다음이 윌슨의 자리다. 커터는 92.1마일, 싱킹 패스트볼은 90.1마일이 나왔다. 패스트볼 계열의 공이 모두 145km 이상의 평균 구속을 기록한 만큼 KBO 리그에서는 강속구 투수로 분류할 수 있다.

◆ LG-SK에 도전할 팀은

메이저리그 구속만 봤을 때 윌슨보다 더 빠른 직구를 던진 선수가 있었다. 한화 키버스 샘슨은 2016년 시즌 18경기(선발 2경기)에서 93.8마일의 평균 구속을 기록했다. 약 151km다. 대신 파트너가 될 제이슨 휠러가 구속보다 안정적인 제구력을 무기로 삼는 선수라 '외국인 선수 구속 경쟁'에서는 밀린다. kt는 지난해 기준 직구 평균 구속 3위의 니퍼트를 영입했지만 역시 파트너인 라이언 피어밴드가 기교파라 '통신 3사 대결'이 무산됐다.

세스 후랭코프와 조쉬 린드블럼으로 외국인 투수를 전부 바꾼 두산은 LG-SK에 버금갈 만하다. 후랭코프는 평균 91.6마일(147.5km)을 찍었고, 린드블럼은 지난해 144.4km에 머물렀지만 2016년만 해도 146km 이상의 평균 구속을 기록했다. 아직 외국인 선수 영입이 끝나지 않은 NC도 도전할 만하다. 로건 베렛이 91.2마일(약 146.8km)을 기록한 가운데 유력 후보인 왕웨이중 역시 왼손 강속구 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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