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영석 ⓒ 천안,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천안, 김민경 기자] "매일 꿈을 꾸고 있는 거 같다."

현대캐피탈 센터 신영석(32)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입대한 최민호(31)를 대신해 센터진을 이끌며 중앙 벽을 견고하게 쌓고 있다. 29일 현재 세트당 블로킹 0.886개로 부문 1위에 올라 있고, 경기당 9.12점을 뽑으며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올스타 팬 투표에서는 82,155표로 남자부 최다 득표의 영광을 안았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신영석이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치는 이유를 묻자 "스스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 팀에 완벽히 적응하고 시스템을 이해하고 있다. 시스템을 찾아가고 이끌어가는 능력이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현대캐피탈 센터진 '영석이들'의 맏형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다. 최 감독은 중앙에서 신영석과 차영석이 활약하자 김재휘까지 '김영석'으로 부르고 있다. 영석이들은 센터진이 다 같이 기량을 펼쳐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붙은 애칭이다. 신영석은 본인과 후배들을 두루 챙기면서도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내가 잘해야 동료들이 편하다"는 마음으로 코트를 누비고 있는 신영석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신영석 ⓒ 천안, 한희재 기자
다음은 신영석과 일문일답.

-올해 눈에 띄게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 매일 꿈 같다. 4라운드 MVP로 뽑혔을 때는 '왜 이렇게 좋은 일만 일어나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불안하기도 하고 감사하다. 매일 다음 경기가 기다려지고 우리 팀의 마지막은 어떨지 기대가 된다. 

-스스로 조연이라고 표현했는데, 센터로서 많은 득점을 책임지고 있다. 

△내가 뚜렷하게 잘해야 날개 공격수들이 더 편하게 할 수 있다. 책임감이 무겁기도 하지만 요즘 더 즐기고 있다. 내가 점수를 많이 낼수록 우리 팀이 더 편하게 갈 수 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올 시즌 안에 한 경기에서 20점을 넘겨보고 싶다.

-올스타 1위로 뽑힌 소감을 듣고 싶다.

△주변에서 다들 좋아해 주셨는데, 부담이 되긴 했다. 과연 내가 올스타 1위에 오를 자격이 있나 그런 생각을 했다. 많은 분들이 나를 좋게 봐주신 거니까 이 사랑을 어떻게 돌려 드려야 하나 생각도 했다. 

지금처럼 좋은 플레이 보여 드리고, 코트에서 밝게 부상 없이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부담감을 다르게 해석하면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다. 받은 사랑만큼 보답할 수 있는 시즌이 됐으면 한다.

▲ 올스타전에 참가한 신영석 ⓒ 한희재 기자
-최태웅 감독이 '배구 대통령'이라고 부르던데.

△그 수식어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웃음).감독님께서 요새 많이 좋게 봐주시는 거 같다. 

-혀재 농구 대표 팀 감독의 별명인 '농구 대통령'에서 파생된 별명 아닐까.

△내가 허재 감독님을 닮아서 빗대서 말씀하신 것도 있는 거 같다. 허재 감독님보다 많이 부족하지만, 따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 배구 대통령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 

-최 감독은 '올 시즌 신영석이 현대캐피탈 시스템에 완전히 녹아들었다'고 평가하더라.

△이렇게 잘 풀릴지 몰랐다. 내가 잘 풀리다 보니까 플러스 요소가 많이 나오고 있다. 안드레아스가 적응하면서 감독님께서 원하는 스피드 배구가 나오고 있다. 우리 팀은 완성된 팀이 아니라 계속 성장하는 팀이다. 기록을 보면서 우리 팀의 한계가 어디일지 기대하고 있다. 

감독님께서 워낙 높은 차원의 배구를 생각하셔서 아직 따라가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내가 할 일이 뭔지 알고 있어서 최대한 코트에서 내 몫을 하려고 한다.

-현대캐피탈의 전반기 키워드를 꼽자면 센터진 '영석이들'인 거 같다. 영석이들의 리더이자 맏형으로서 올 시즌 센터진이 좋은 평가를 받는 원동력을 설명하자면.

△솔직히 우리 팀 센터는 위기였다. 최민호가 계속 중앙을 책임지고 있었는데 입대를 했다. 내가 빠진 것보다 위기가 더 크지 않나 생각했다. 우리 팀 영석이들이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서 조금 더 위기 의식을 느껴서 더 단단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김재휘가 먼저 스타팅으로 시즌을 시작했을 때 불안한 점이 보였다. 그 불안한 점을 차영석이 채워주면서 3명이 같이 위기를 잘 넘긴 거 같다. 그런 점에서 영석이들에게 고맙다. 책임감을 많이 느꼈는데 다행히 잘 버티고 있는 거 같다. 마지막까지 영석이들이 중앙을 잘 책임지는 게 임무인 거 같다. 

-최민호 없이 시즌을 맞이하면서 각오를 더 단단히 다졌을 거 같다. 

△'최민호가 빠지면 중앙이 약해진다' 이런 말이 들릴까봐 내심 걱정을 많이 했다. 최민호가 없어도 현대 센터는 강하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더 이 악물고 했다. 그런 점이 더 잘되고 있는 요인이지 않을까. 

▲ 신영석 ⓒ 천안, 한희재 기자
-문성민이 4라운드 들어 지쳤을 때 더 많은 득점을 책임지려고 하더라. 

△(문)성민이가 다른 팀 외국인 선수처럼 점유율을 갖고 뒤고 있다. 성민이가 나보다 부담감을 더 많이 느끼고 있을 거다. 주장으로서 주 공격수로서. 나는 최대한 성민이 부담감을 뺏어오고 싶었다. 어깨에 무거운 짐을 조금이라도 나눠서 해주면 성민이가 조금이라도 더 편히 배구를 할 수 있다.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을 치를 때 성민이가 혼자 이겨내는 걸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내가 조금 더 도와줬으면 성민이가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성민이랑 함께하는 동안 만큼은 성민이의 짐을 뺏어오고 싶다. 

-부주장의 몫을 한다고 보면 될까. 

△성민이가 팀을 전체적으로 이끌면 세세한 거는 내가 맡아서 하려고 한다. 성민이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고민이 있으면 함께 해결하려고 한다. 

-남은 시즌 각오를 듣고 싶다. 

△이번 시즌 모든 팀이 원하는 우승도 중요하겠지만, 우리 선수들이 부상 없이 시즌을 잘 마무리했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크다. 부상 없이 마무리하고 성적까지 좋으면 잊지 못할 2017~2018시즌이 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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